“전국에서 2030세대의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서울 관악구입니다. 창업과 문화 중심의 ‘청년경제 롤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사진)은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생활권을 조성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관악구는 전체 거주자 48만7357명 중 만 19~39세 청년 인구가 19만7953명(10월 말 기준)을 차지한다.
청년 인구 비중이 전체 거주자의 40.6%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높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건국대 입구 거리를 끼고 있는 광진구(35.1%), 홍익대 입구 거리가 자리한 마포구(34.7%), 대학이 밀집해 있는 서대문구(31.5%) 등을 넘어서는 비율이다.
젊은 세대가 관악구에 몰린 것은 서울대가 이 지역에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강남 접근성이 높은 ‘지하철 2호선 라인’이면서도 주거비용이 낮다는 특성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관악구의 설명이다. 박 구청장은 “청년 경제정책은 접근이 달라야 한다”고 했다.
최근 박 구청장이 문화정책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청년을 중심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는 “젊은 예술가들의 문화를 향유하고 생활 콘텐츠를 공유하는 공간을 마련해 지역의 골목 경제와 연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관악구는 서울대 정문과 동방교를 잇는 1350m 길이의 별빛내린천(옛 도림천)을 중심으로 문화 플랫폼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별빛내린천 관천로에 개소한 문화공간 ‘S1472’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갖췄고 공연, 전시, 교육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관악구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등 청년 예술가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된 예술가(예술활동 증명 완료자)만 해도 3056명으로 마포구, 성북구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로 많다.
박 구청장은 이 같은 젊은 예술인을 중심으로 별빛내린천 문화 플랫폼을 활성화하고 주변 상권 개발과도 연계할 방침이다. 박 구청장은 “330억원을 들여 복원한 별빛내린천은 지역의 문화와 소통 거점이 될 것”이라며 “별빛내린천에서 이어지는 신림역 상권을 개발하는 ‘별빛 신사리 르네상스’에도 2025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내년 상반기 중 은천동에 연면적 1528㎡, 지상 7층 규모의 관악청년청도 완공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청년들의 일자리와 복지, 생활 상담, 커뮤니티 지원을 하는 별도의 조직이 구성되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서울대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과 손잡고 창업 인프라를 확충하는 ‘관악S밸리’ 사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문화를 연계한 혁신경제도시를 구축하는 작업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서 공모하는 문화도시 지정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관악구를 젊은 문화가 넘치는 핫 플레이스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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