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경상수지 흑자액이 40%가량 쪼그라들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입액 증가폭이 수출액을 크게 웃돈 결과다.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이 실물 경제에 상당한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10월 경상수지는 69억4550만달러(약 8조217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10월(115억5510만달러)과 비교해 39.8%(46억570만달러) 감소한 금액이다. 작년 5월부터 18개월 연속 흑자행진이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56억4000만달러)가 1년 전보다 45억3000만달러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수출(559억7000만달러)이 20.1%(93억8000만달러) 늘었지만 수입(503억4000만달러) 증가폭(38.2%·139억1000만달러)이 더 컸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입액이 눈에 띄게 불었과다. 석유제품(전년 동월비 증가율 266.5%) 가스(136.7%) 원유(82.9%) 등 수입액이 두드러지게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6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작년 10월(8억3000만달러 적자)과 비교해 흑자전환한 것이다. 서비스수지를 구성하는 운송수지 흑자폭이 작년 10월 4억8000만달러에서 올해 10월 22억2000만달러로 5배가량 불었다. 역대 최대 운송수지 흑자 기록이다. 10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와 항공화물운임지수(TAC·홍콩-미국)가 전년 동월대비 각각 212.6%, 64.7% 급등한 결과다.
하지만 여행수지 적자 규모(4억5000만달러)는 작년 10월(4억달러)보다 불어났다. 본원소득수지는 6억70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25억달러)과 비교해 흑자 규모가 18억3000만달러 줄었다. 배당소득수지가 1년 사이 15억7000만달러 흑자에서 3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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