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0일 08: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군사 훈련용 가상현실(VR)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네비웍스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동안 게임, 광고,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메타버스가 주목받았지만 앞으로 다양한 산업군의 메타버스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비웍스는 대신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3년 공모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기술성장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다용도 전술 시뮬레이터와 기능성 게임, 지리정보 응용시스템, 선박관제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2010년부터 VR 기술을 기반으로 군사훈련용 소프트웨어와 시뮬레이터를 개발해 국방 메타버스 환경을 구현했다. 그동안 해외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한 것이다.
네비웍스가 개발한 지휘 통제 시스템과 가상 전술훈련 프로그램 등은 한국의 육·해군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화시스템, 방위사업청, 현대중공업 등도 주요 고객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형태의 전술훈련용 소프트웨어 ‘리얼BX’다. 중대급 병사와 지휘관이 함께 시뮬레이션 안에서 실전과 비슷한 훈련을 받으며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 K1A1 전차와 장갑차, 헬기 등도 실제 무기의 제원을 바탕으로 구현해 가상 합동 전술훈련을 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로 학습된 대항군을 만들어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이같은 가상 훈련은 실제 군사훈련시 발생할 수 있는 기물 파손, 소음 문제 등을 유발하지 않고 지역 주민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네비웍스는 경찰청과 공동으로 복합테러 대응 교육훈련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가상훈련 플랫폼 안에 들어간 경찰관들이 가상 훈련장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로 서로 교류하면서 훈련할 수 있다.
이밖에 문화 관광, 스마트팩토리, 의료 수술 훈련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본사가 있는 경기 안양시의 안양예술공원을 AR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원’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투자업계는 네비웍스가 군사훈련 분야에 특화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군수 산업 관련 업체와 공공기관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국방 분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다른 메타버스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0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냈다. 2018년 매출 115억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손실 규모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성 평가를 거쳐 특례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장한 맥스트, 자이언트스텝은 올해도 적자가 예상되지만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이 각각 5000억원, 1조원 대를 넘어섰다"며 "내년에도 메타버스를 테마로 한 다양한 기업들이 공모주 시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비웍스는 창업자인 원준희 대표가 44%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기술신용보증기금(7%), 에스엘인베스트먼트(7%)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