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승계 문제와 관련해 "결정된 건 없다.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답했다.
최 회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녀 승계 문제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의 삶을 살 것이며 제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회는 (전문경영인 등)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녀의 경영 참여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것인지' 묻자 "맞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최 회장은 '젊은층의 댓글이 많다'는 질문에 대해 "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고 그 중에 한 분이 댓글을 달았는데 제가 더 잘생겼다고 했다"며 "저도 제 아이가 더 낫다는 걸 알지만 내심 안도했다. 물론 농담"이라고 답했다.
인스타그램 소통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관련해 경쟁 의식을 느끼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며 "저는 정말 (인스타그램 활동을) 즐기고 있고, 전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인스타그램 활동을 시작한 최 회장은 팔로어 수가 6만6000명까지 늘었다. 정 부회장의 경우 72만4000명에 달한다.
최 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일상을 올리며 네티즌이 남긴 댓글에 직접 답글을 다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님 무례한 질문이지만 혹시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라는 질문에는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하는가 하면 '회장님도 라면 먹고 자면 얼굴 빵빵해지나요?'라는 질문에는 "안 먹고 자도 빵빵합니다"라는 답글을 쓰기도 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SK그룹은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배출량 1%에 달하는 2억t을 줄이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 중"이라며 "우리 기업의 탄소 배출을 위한 투자와 솔루션을 위한 책임 분담, 그리고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일각에서 이 같은 노력이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으로 평가 절하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그레이' 기업이 어떻게 그린(친환경)으로 전환했는지를 직접 보고 들었다면 그린워싱이라는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