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내정 간섭의 도구”라며 맹비난했다. 대중(對中) 견제 차원이라 불리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비난하며 중국을 지원사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6일 홈페이지에 ‘세계의 비난을 받는 퇴보한 민주주의국가’라는 글을 올리고 “미국은 민주주의에 대해 논의할 초보적인 자격조차 없는 나라”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글은 미국을 ‘민주주의 퇴보’ 국가로 분류한 비정부기구(NGO) 민주주의·선거지원 기구(IDEA)의 올해 보고서를 인용했다.
북한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정조준했다. 북한 외무성은 “지금 중국을 비롯한 적지 않은 나라들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위한 세계수뇌자회의'라는 것을 벌려놓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한다”며 “이번 회의는 전형적인 비민주주의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자기의 기준에 따라 어느 나라는 민주주의적이다, 어느 나라는 비민주주의적이다고 판별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주의를 사유화하는 행위이고 민주주의 정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권위주의 국가에 맞서 전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규합하겠다고 밝혀왔다. 외교부는 앞서 오는 9∼10일 화상으로 개최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도 초청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민주주의를 내정간섭의 도구로 삼는다는 주장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제반 사실은 '민주주의'를 다른 나라들에 대한 내정간섭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날이 갈수록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미국이 떠들어대는 민주주의의 반동성을 가려보고 반미(反美)·자주의 목소리를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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