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행진을 이어가던 화장품 회사들의 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소비 둔화에 따른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과하다는 진단이 나오면서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이 높아진 현시점에서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일 1.83% 상승한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오르며 6.37% 뛰었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과 코스맥스는 각각 10.72%, 10.03% 상승했다.
지난달까지 화장품주는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며 최저가 수준으로 추락했다. 지난달 30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는 모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올해 고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중국 화장품 소비 둔화와 공급 병목현상으로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화장품주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고,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37.7% 증가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에는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와 사치재 소비 억제 정책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 홍수, 물류 문제 등 일시적 요인으로 화장품 매출이 감소했다”며 “4분기 들어 여러 소비 지표가 중국 소비 둔화 우려를 완화하고 있다”고 했다.
화장품주의 실적 추정치도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개월 전(1조5258억원), 3개월 전(1조4762억원), 1개월 전(1조4182억원)까지 감소 추세였다. 최근 컨센서스는 1조4228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반등에 성공했다.
주가가 크게 빠지면서 화장품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다. 아모레퍼시픽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올초 53.3배에서 현재 30.9배까지 낮아졌다. 코스맥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올초 17.2배에서 11.1배로 떨어졌다.
하나금융투자는 국내 화장품주 ‘톱픽’으로 코스맥스를 꼽았다. 박 연구원은 “중국이 내년부터 사치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저가 로컬 브랜드 비중이 높은 코스맥스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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