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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감염, 진단키트로 확인할 수 있을까 [헬스케어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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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과 먹는 약 개발로 끝이 보일 듯 하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다시 그 앞을 알 수 없게 됐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5배가량 강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에 퍼지고 있어서입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오면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오미크론 지역사회 확산이 확인되면서 이달 말에는 오미크론이 델타를 밀어내고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국내 일부 진단 기업들은 국내에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자사 제품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돼도 확인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발표를 잇따라 냈습니다. 아직 진단키트 개발에 활용 가능한 오미크론 검체가 국내에 없던 상황에서 어떻게 오미크론 감염을 잡아낼 수 있는 진단키트가 나올 수 있는 걸까요.

코로나19를 확진할 때 쓰는 진단키트인 유전자증폭(PCR) 방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방식을 쓰는 진단키트는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는 물질을 검사 대상 유전자 종류별로 4~10종 탑재하고 있습니다. PCR 진단키트는 주로 외피(E), 뉴클레오캡시드(N), 돌기(S), RdRP 등의 단백질 부위에서 검출할 유전자를 선별합니다. 이 중 3개 이상의 단백질 부위에 있는 유전자를 검출하게 되면 확진 판정이 나오게 됩니다. 일부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하더라도 3개 단백질 이상에서 유전자를 검출하면 확진 판정이 가능한 것이죠.

오미크론은 S 단백질에서 32개 이상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습니다. S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 세포로 침투할 때 쓰는 ‘무기’입니다. 이 무기를 흉내 낸 무기와 미리 맞서 싸우게 해 면역력을 길러주는 게 백신의 역할입니다. 이 S 단백질에서 변이가 다수 발생한 바이러스가 등장하면 백신 효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반면 PCR 진단키트가 주로 보는 E, N, RdRP 등의 단백질에선 S 단백질에서보단 변이가 상대적으로 덜 나타납니다. S 단백질에서 유전자를 검출하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다른 단백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죠.

일부 진단 기업들은 이미 알려져 있는 오미크론의 염기서열과 기존에 개발했던 진단키트의 검사 대상을 비교했습니다. 이를 통해 오미크론 감염자에게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항원진단키트로도 오미크론 감염자의 코로나19 감염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항원진단키트는 대부분 N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항원진단키트를 수출 중인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오미크론의 경우 N 단백질에선 델타 변이와 비교했을 때 변이 발생 부위가 1곳에 불과한 만큼 기존 항원진단키트로도 오미크론 감염자의 코로나19 확진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오미크론 감염자를 두고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오미크론 감염자를 다른 변이 감염자와 선별하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앞서 말한 방식으론 코로나19 감염 여부는 알 수 있지만 오미크론을 포함해 어떠한 변이에 감염됐는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떠한 변이에 감염됐는 지를 명확히 알기 위해선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장 유전체 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최근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목사 부부를 대상으로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던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PCR 진단키트로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는 걸 추정할 수도 있긴 합니다. 변이가 많은 S 단백질에서 여러 유전자를 검사한 뒤 검출된 유전자들의 조합을 바탕으로 특정 변이 감염 여부를 추정하는 것이죠.

예컨대 씨젠은 S 단백질에서 변이가 일어나기 쉬운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 5개를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미크론의 경우 이 5개 유전자 중 3개 항목에서 검출된다고 합니다. 미코바이오메드도 “오미크론 변이 구별 검출용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존에 개발했던 진단시약 2종을 함께 활용해 오미크론 변이에서 검출되는 유전자 조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변이 구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 오미크론을 대상으로 개발된 진단키트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을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변이 PCR 검사법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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