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리오프닝(경기재개)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는 백화점주가 들썩이고 있다. 1년 넘게 억눌렸던 '보복소비'가 터지면서 명품, 패션 등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백화점주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일 오전 10시34분 기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전 거래일 대비 1300원(1.83%) 오른 7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신세계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000원(2.99%) 오른 24만1000원을 가리키고 있다. 양사는 각각 3거래일,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고가 상품 수요 급증…목표 매출 초과 달성
그동안 코로나19 장기화에 부진을 면치 못하던 백화점주가 다시 꿈틀대는 것은 실적 개선 덕분이다. 올해 소비심리 회복과 명품 및 고가 상품 수요 급증으로 백화점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 올해 명품이 고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단순 보복소비의 증가뿐 아니라 명품의 인식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오픈 전부터 명품 구매를 위해 줄을 서는 '오픈런'이 일상화되고 있고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명품에 대한 수요는 변함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MZ세대의 명품 수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소비력이 높은 40대의 수요도 증가했다. 내년에도 명품 수요는 견조하게 지속되며 정상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백화점 업계의 기존점 매출은 21% 고성장할 것"이라며 "코로나19가 발병한 첫 해인 2020년에는 객수가 급감하면서 기존점 매출이 10% 하락했으나 2021년 들어서는 보복 소비영향으로 객수와 객단가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백화점의 신규 출점 모멘텀이 돋보였던 시기였다. 현대 더현대서울(여의도, 2월), 신세계 Art&Science (대전,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 (8월),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의왕, 9월) 등 대형 점포들의 출점이 연이어 있었다.
신규 백화점의 공통된 변화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팬데믹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매출을 초과 달성하며 오프라인만의 경쟁력 확보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백화점의 영업환경이 올해 대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나 '일상 생활 정상화'로 나아가는 방향성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영패션·남성·아동스포츠 등 고마진 패션 카테고리 매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반적인 소비는 고가에서 중저가, 명품·가전에서 패션·화장품쪽으로 확산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2분기까지 주로 가전과 생활용품, 명품 중심 매출 성장이었다면 올해 3분기부터 패션 매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었다. 위드코로나 시기로 접어들 경우 외출 수요가 더 증가하면서 이러한 소비 패턴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종 내 최선호주로 현대백화점·신세계 제시
전문가들은 업종 내 최선호주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를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위드코로나 전환 시 업태 내에서 가장 수혜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오프라인만의 차별화를 극대화시키는 노하우가 풍부하고 패션 및 F&B(food and beverage)에 특화된 뚜렷한 경쟁력 보유하고 있어서다.
가장 최근 오픈한 '더현대서울'을 통해 오프라인 가치를 제고시키는 경쟁력 또한 증명했다. 이는 장기적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을 가장 많이 보유한 백화점으로 명품 경쟁력을 가지고 있따. 내년에도 명품의 높은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모임 및 야외활동 증가에 따른 패션, 잡화 카테고리의 성장으로 신장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명품 경쟁력 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모두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신규 출점, 네이버와 지분 교환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도 성장 여력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백화점은 위드코로나 상황에서 유통업체들 가운데 가장 합리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상품믹스 개선과 견조한 외형성장으로 당분간 높은 실적 모멘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