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와 한화그룹이 총사업비만 2조원에 달하는 잠실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공간 조성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6년 이 사업을 서울시에 최초 제안한 무협은 건설, 금융, 운영 부문에서 국내 대표 기업들과 손잡았다. 한화그룹도 지금까지 쌓아온 풍부한 개발프로젝트 경험을 앞세워 HDC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MICE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잠실
무협 컨소시엄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2단계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고 29일 발표했다. 한화그룹 컨소시엄도 이날 서울시에 사업제안서를 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6월 제안공고를 했지만 무협 컨소시엄만 참여해 유찰됐다. 이후 7월 재공고를 통해 한화그룹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입찰 참여자에 대해 사업수행능력(경영 및 설계·시공역량)을 평가하는 1단계 사전적격성평가(PQ)에선 두 컨소시엄이 모두 통과했다.이 사업은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 35만7576㎡ 부지를 2029년까지 전시·컨벤션 시설(12만㎡), 야구장(3만5000석), 스포츠 다목적시설(1만1000석)과 호텔(900실), 문화·상업시설, 업무시설 등 종합 MICE 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2016년 사업 제안 기준 총사업비는 2조1672억원에 달한다. 시행자가 사업비를 전액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공성 앞세운 무협
2016년 잠실 MICE 개발사업을 서울시에 최초로 제안한 무협 컨소시엄에는 분야별 국내 대표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대표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본 사업부지에 인접한 잠실 주경기장 리모델링 사업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시공까지 맡고 있다.이 밖에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도 참여했다. 재무적 투자자(FI)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그룹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다. 운영 부문에는 CJ ENM, 인터파크, 조선·롯데호텔, 신세계프라퍼티, 롯데쇼핑 등이 함께한다.
무협은 이번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잠실 일대에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11만 명 이상이 참가하는 전시컨벤션 행사가 열리고, 연간 1조5000억원을 웃도는 경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협 관계자는 “공공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도출한 결과물을 사업제안서에 담았다”며 “무역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센터~현대차 GBC~잠실까지 이어지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3년 하반기 착공 예정
한화그룹은 HDC그룹과 하나금융투자, 신한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다. 한화그룹이 전체 지분의 39%, HDC그룹이 20%를 출자했다. 한화 관계자는 “민자개발사업 분야 국내 최고 디벨로퍼인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높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 컨소시엄엔 정보통신기술(ICT) 미래기술을 보유한 한화시스템과 넥슨, 메가존 등도 출자자로 참여했다.이번에 시행하는 2단계 평가는 기술(600점), 가격 및 공익성(40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서울시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산하 서울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에 위탁해 사업제안서를 검토 및 평가하고, 다음달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 심의와 시의회 보고를 거쳐 2023년 상반기 실시협약을 체결한다. 착공은 2023년 하반기 이뤄질 예정이다.
강경민/신연수/안상미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