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데이트 살인을 저지른 조카를 변호했던 것을 사과한 것과 관련해 "'변호사 이재명의 위선의 과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15년 전 어버이날 새벽. 교제하던 여성과 어머니를 37차례나 찔러 살해하고 아버지마저 노렸던 잔혹한 모녀 살인을 우리는 데이트 폭력이라 부르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흉악범죄를 데이트 폭력이라는 모호한 설명으로 어물쩍 넘기려 했던 집권당의 대선후보는 실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사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진정한 사과 한번 한 적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살인범을 변호하기 위해 당시 이재명 변호사가 방패로 쓴 논리는 2018 PC방 사건 때 이 후보가 그토록 비판했던 감형용 심신미약이다"라며 "'인권 변호사'라더니 사실은 그저 '조카 변호사'였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 2007년 8월. 이 후보는 연인관계였던 여성이 보는 앞에서 그 어머니를 가혹하게 살인한 반인륜적 범죄마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변론했다고 한다"면서 "피해 가족의 아픔을 두 번 헤치는 ‘말로만’ 사과, 유엔의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전략적으로 맞춘 대선용 ‘ 털고 가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선후보가 아니었다면 이 사과라도 가능했을지 의문이 든다"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소신이 있었다면, 변호사로서 공익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조카에게 자백을 시키고 피해자에 용서를 구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다"고 했다.
앞서 이 후보는 과거 자신의 조카가 저지른 데이트폭력 살인사건을 변호한 것과 관련해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러운 기억이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24일 페이스북에서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과거 이 후보의 조카는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칼로 수십차례 찔러 사망케 했다. 이 후보는 당시 조카의 1·2심 변론을 맡아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했다. 조카는 2007년 2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2018년 PC방 살인사건 당시 "정신질환 감형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흉악범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