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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양극화 시대 구원투수로 떠오른 ‘AI 에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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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가 코로나19 전후 서울시내 학교 중학생들의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중위권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8~2019년과 발생 후인 2020년 등 3개년 동안 서울시 소재 중학교 382개교 2~3학년의 1학기 국어, 영어, 수학 학업성취 등급 비율을 추적한 결과다. 2018~2020년 간 중위권 비율은 국어 58.24%→ 56.49% → 49.35%, 수학 44.44% → 43.59% → 34.19%, 영어 44.13% → 42.56% → 35.14%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2020년에 급감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원격수업 장기화로 학력격차가 심해졌다는 ‘심증’은 많았지만 이번처럼 실제 학업성취도 분석을 통해 객관적인 ‘물증’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당분간 코로나19의 종식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지배적이기에 앞으로 교육 양극화는 더 심화되어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 국가 경쟁력 약화 등 더 큰 문제들로 번질 우려가 있다.
교육 양극화 해소 단초 ‘AI 에듀테크(AI Edutech)’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서 교육분야에 AI, Bigdata, AR/VR, IoT 등과 같은 최신 ICT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과거 이러닝(e-Learning)이 단순히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 강의로 옮겨놓기 위한 접근방법이었다면, 에듀테크는 ICT기술을 통해 교육에 대한 접근방법을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미래학의 씽크탱크인 다빈치연구소(Davinci Institute)를 이끌고 있으며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로 유명한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최근 AAAI(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전미인공지능학회) 2021 워크숍에서 에듀테크를 10년 뒤의 글로벌 핵심 산업분야로 꼽았다. 특히 교육분야에 적용될 최신 ICT기술 중 AI가 부족한 교육 인력을 보충하고 교육 양극화 개선에 큰 활약을 하게 될 것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CB Insights에서는 ‘Game Changers 2021’ 보고서를 통해 세상을 바꿀 10가지 기술 중 하나로 AI 에듀테크의 대표격인 ‘지능형 튜터링(Intelligent Tutoring)’을 꼽았다. 지능형 튜터링은 오래 전부터 학생의 학습 속도 및 수준에 맞춰 개별화된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을 제공하는 컴퓨터 기반 학습 시스템으로 최근에는 AI와 Bigdata기술이 접목되면서 그 성능과 효과가 더욱 향상되었다. 개별 맞춤형 학습을 제공하여 학습효과를 높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미 중국, 미국과 같은 주요 국가에서는 지능형 튜터링이 초기 실험 단계를 거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전방위 교육분야에서 AI 에듀테크發 혁신은 시작 중
교육분야에서 AI기술을 적용한 사례는 다른 산업분야 못지 않게 풍부하며 그에 따른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AI 에듀테크의 활용으로 교사와 학생 모두의 경험이 전에 없이 향상되면서도 교육 효율성과 성취도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점들이 기존의 제한된 교사 자원, 천편일률적 교육 콘텐츠, 시간과 공간적 제약 등으로 인해 발생한 교육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인 것이다. 최근 전세계 교육산업이 AI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능형 튜터링’은 AI 에듀테크의 대표적인 사례로 모든 학생들에게 개인화된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개별 학생의 지식, 진도 및 경험 등에 기반해 맞춤형 학습코스와 학습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국 Squirrel AI Learning이 대표기업으로 40만 개의 동영상 강의와 1000만 개의 문제가 누적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개별 학생에게 맞는 학습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AI기반 어학학습 어플리케이션인 Riiid TUTOR(구 산타토익)로 유명한 Riiid가 대표기업으로, 학습 간 불필요한 문제는 줄이고 부족한 분야의 문제를 추가하여 어학학습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디지털 학습 비서’는 비대면 기반의 자기 주도형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가까운 미래에 교사의 역할을 일부 대체하게 될 것이다. AI가 기존의 교사가 학생을 지원하는 형태로 학습 진도, 질의응답, 과제 등의 활동을 지원하게 되며, 언제 어디서나 학습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캐나다 KORBIT이 대표기업으로 AI 학습 비서가 학습을 진행하며 학생에게 질의응답을 하는 등 Data Science분야에 특화된 소통형 학습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재 AI와 딥러닝 분야 세계 최고 석학인 죠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가 설립한 캐나다 Mila AI 연구소와 협업 중이다.
‘AI기반 피드백 시스템’은 방대한 학습 데이터베이스와 머신러닝이 결합해 개별 학생의 학습 성과를 추적하고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실시간 평가를 제공 할 수 있다. 영국 Century Tech는 영국 표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AI기반 교육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어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를 학습하여 AI가 교사와 학생에게 학습성과에 대한 세부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2018년 Century Tech는 MIT가 개최한 사회적 문제해결 경진대회인 ‘MIT Solve’에 참여해 지역학교 교사들의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며 1150개의 팀들 중 Top 30에 선정된 바 있다.
AI 에듀테크가 구원투수, 마무리투수는 인간의 몫
만능 교사가 되어 인간 교사의 자리를 대신할 것만 같은 AI 에듀테크라도 현 시점에서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의 샤오우엔 혼(Hsiao-Wuen Hon)연구 소장은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 지능의 고(高)층위는 절대로 따라잡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창의성이 100이라면 AI의 창의성은 0이기 때문에, 인간과 AI와의 공진화(共進化)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분야 또한 기본교육을 뛰어넘는 심화교육을 위해 창의성이 반드시 필요하기에 AI 에듀테크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능열쇠가 될 수는 없다.
야구경기에서는 선발투수가 많이 지쳐 위기상황이 닥쳤을 때 구원투수가 등판한다.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구원투수가 전세를 역전시키고, 그 기세를 몰아 마무리투수가 후속 등판하여 승리를 확고히 다진다. 향후 AI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 양극화 해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존 교사가 학생의 모든 교육을 담당하는 대신 AI 에듀테크가 개별 학생들에게 빠짐없이 수준과 진도에 맞는 기본교육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기본교육 이상의 교육을 제공 할 수 있게 되고, 응용력과 창의력을 이끌어 낼 있도록 논의와 토론, 상호작용 위주의 고차원적 교육에 집중 할 것이다.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AI 에듀테크의 활약으로 교육 양극화 문제가 해소되고 더 나아가 국내 교육의 수준이 진일보(進一步)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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