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면서 코스피가 22일 장중 3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코스닥은 한동안 시장을 주도하던 메타버스 관련 게임기업과 2차전자 소재 기업의 주가는 곤두박질치면서 1%대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그 동안 많이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전 11시19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32.46포인트(1.09%) 오른 3003.48에, 코스닥은 11.66포인트(1.12%) 하락한 1030.26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974억원 어치와 2873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7696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는 중이다.
반대로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510억원 어치를 사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21억원 어치와 136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코스피만 오르는 배경은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의 매수세 쏠림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06%와 7.62%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 관련 주식으로의 매수세 쏠림은 상승·하락 종목 수에서도 나타난다. 지수가 1% 넘게 올랐지만, 하락종목수가 584개로 상승종목수 278개의 2배 이상이다. 반도체 업종에 포함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지수 상승의 온기를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조만간 바닥을 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과 씨티은행이 D램 가격 조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은 7.80% 급등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의 가격 하락세가 이미 관련 기업의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지난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국내와 해외 반도체 기업 주가는 나름 의미 있는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추가적인 수요의 충격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상반기까지의 메모리 가격 하락이라는 변수는 더 이상 주가를 끌어 내릴 만한 요인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를 구성하는 기본 인프라가 되는 것이 다름 아닌 메모리라는 사실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하면 메모리반도체 기업 주식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너무 가혹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그 동안 코스닥을 넘어 한국 증시를 주도하던 이차전지 소재 기업과 게임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그 동안 주가가 지지부진했던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 반도체 소재 기업인 SK머티리얼즈를 제외하면 모두 빠지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카카오게임즈와 엘앤에프가 각각 8,56%와 7.10% 급락 중이다. 위메이드, CJ ENM, 펄어비스, 에코프로비엠의 낙폭도 작지 않다. CJ ENM을 제외하면 모두 메타버스 테마에 올라탄 게임기업이거나 이차전지 소재 기업이다.
대부분 이달 들어서만 30%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기에 차익실현 매물도 하락을 부추기는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의 지난 19일 종가는 54만6500원으로 지난달 종가 40만9900원 대비 33.32%가, 펄어비스는 13만5000원으로 29.93%가, 엘앤에프는 24만8000원으로 34.71%가, 위메이드는 23만78000원으로 29.65%가, 카카오게임즈는 10만7500원으로 34.71%가 각각 급등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