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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하던 집 10억 만들더니 안정세? 화가 나서 채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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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누리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진단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부동산에 대해 참여 국민들의 송곳질문을 기대했지만 거의 없다시피 했고, 대통령은 '이미 사과했다'며 말문을 막는 등 문제의식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지금 부동산 가격도 상당히 안정세로 접어들었다. 정부는 남은 기간 하락 안정세까지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다”며 “‘잘했다’라고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이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해결의 실마리는 확실히 임기 말까지 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 우리 정부 기간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입주 물량이 많았고 인허가 물량도 많았다. 앞으로 계획되고 있는 물량도 많다”며 “앞으로는 공급 문제가 충분히 해소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온라인 카페나 채팅방 등 부동산 커뮤니티들에 불을 질렀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 마련이 좌절됐는데 현실을 모른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한 누리꾼은 "매수를 염두에 두고 있던 아파트가 문 대통령 임기 초 3억원에서 올해 10억원까지 올랐다. 최근 9억5000만원에 실거래가 찍혔더라. 7억원 올랐다가 5000만원 낮아진 게 안정세냐"고 반문했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2133만원이던 수도권 상위 20%(5분위) 아파트 평균값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15억307만원까지 올랐다. 문 대통령 집권 후 2.1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서울 상위 20% 아파트는 23억673만원을 기록했고 경기는 9억5950만원으로 10억원 돌파를 앞뒀다. 인천도 7억3874만원에 달했다.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도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이번 정부가 출범할 시기 10.9였던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PIR)’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급등했다. 서울에서 소득과 주택가격이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문 정부 출범 4년여 만에 8년 가까이 늘었는데, 생활비나 대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봉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데 3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누리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누리꾼은 "임기 내내 공급 틀어막다 사전청약이라고 미래 공급량을 당겨 쓰고는 물량이 많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대통령의 영도력이 어떻고 고생이 많았다느니 하는 얘기들을 보고 화가 나서 채널을 돌렸다. 팬미팅하러 나왔느냐"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2년 전 지난번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값에 자신있다'는 대통령의 말 믿고 매수를 미뤘다가 전세에서 월세로 밀려나게 생겼다. 두 번 다시 민주당에 표를 줄 일은 없다"고 분노를 표하거나 "실마리를 찾겠다니, 임기가 반 년도 안 남았는데 또 무슨 사고를 치려는지 걱정된다. 아무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무주택자 시민단체인 '집값정상화시민행동'은 지난 11일 청와대 앞에서 문 대통령을 "집값을 폭등시켜 2200만 무주택 국민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만든 원흉"이라고 지목하며 "자신에게 권력을 쥐어준 촛불시민을 '벼락거지'로 만들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 여야는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통령은 국민의 고단했던 시간을 위로했고 국민은 정부의 노력을 격려했다”며 “특히 대통령께서는 부동산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집값 안정과 부동산 개혁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임승호 대변인은 “임기 내내 국민들에게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선사한 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바란 최소한의 기대조차 무너졌다”며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대통령 답변에는 귀를 의심했다. 국민들은 고통 받는 상황인데, 도대체 대통령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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