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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로 신공항 짓는 페루 가보니…"후손들에게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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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는 마추픽추라는 세계 최고의 관광지를 선물했어요. 우리는 마추픽추를 더욱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친체로 신공항을 후손에게 남겨주고 싶습니다.”

페루 정부는 2019년 11월 세계 유명관광지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을 쿠스코주(州) 친체로 지역에 건설하기로 하고, 한국의 '팀코리아'(한국공항공사·KOTRA·도화·한미글로벌 등)와 사업추진에 최종 합의했다. 페루 정부 관계자는 “한국기술로 만든 신공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마추픽추의 관문공항이 될 친체로 신공항이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신공항이 들어설 친체로 지역의 446만㎡의 부지는 당초 경작지와 목초지였다.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가 방문한 공항부지에서는 본공사 착공식이 열리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토지를 평평하게 하는 기초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 4월부터 계속된 토지조성 공사에 이어 여객터미널과 공항 콘트롤타워 건설을 시작한 것이다.

축구장 625개를 모아놓은 규모의 부지는 해발 3800m 높이다. '하늘 아래 첫 동네'라고 불릴만큼 하늘과 가까이 있었다. 활주로, 여객터미널, 관제시설 등 공항관련 건축물들의 자리가 정해지면서 상상만으로 신공항 풍경이 그려졌다.

올해 4월부터 토지공사를 위해 한국에서 파견 온 현대건설 직원은 모두 15명. 본공사 착공식을 지원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대건설 직원 A씨는 “한국처럼 한달에 서너번 비가 오는 게 아니라 몇 달 씩 계속 되는 우기에는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제일 아쉽다”고 말했다. A씨는 “날씨가 화창하지만 순식간에 쏟아지는 소나기와 간헐적인 비는 공사 진행에 가장 장애”라고 덧붙였다.



본공사 착공식이 열리는 현장 인근에는 친체로 주민들이 20~30명 모여 있었다. 주민들은 착공식에 참여하는 페루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기 위해 모였다는 게 현지 직원들의 설명이다. A씨는 “이곳 주민들도 공항건설에 따른 요구사항 등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격렬한 집회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체로 신공항 건설을 진행하고 있는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총괄관리) 컨소시엄의 천세원 도화ENG 상무는 “공사 투입인력의 15% 이상, 구매물품의 20% 이상을 현지에서 공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MO 컨소시엄 관계자는 “주민들은 채용된 인력들의 임금인상률 상향 조정, 석재와 물의 공급 등을 요구하고 있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토지공사를 위해 투입된 인력은 지난달 기준 1400여명으로 이 가운데 420명(30%)이 공항부지 관련 현지인이다.

친체로 신공항은 2024년까지 총 사업비 7600억원을 투입해 활주로 1본(4㎞), 축구장 6.5배 크기 공항터미널(4만6900㎡), 탑승교 13식을 갖추게 된다. 연 500만 명의 여객을 처리할 수 있는 중형급 공항으로 2025년 개항 예정이다.



2019년 10월 한국공항공사와 도화ENG·건원ENG·한미글로벌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친체로 신공항 건설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공항 건설에 필요한 건축설계 검토, 시공사 선정, 사업비 관리, 개항에 따른 종합계획 수립을 진행하는 PMO 방식 사업이었다.

이번 공항 건설은 페루 교통통신부와 한국공항공사·KOTRA의 국가간 계약사업이다. 총 사업비가 7600억원이 투입되며, PMO 사업비로 350억원이 배정됐다. 페루정부는 마추픽추와 가까운 쿠스코 아스테테 국제공항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되고, 노후 시설로 여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했다.

친체로 신공항이 개항하면 자동차, 철도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1~3시간 가량이면 마추픽추에 도착할 수 있다. 이날 착공식에서 장 폴 베나벤테 가르시아 쿠스코 주지사는 “친체로 신공항은 주민들이 40년 동안 염원해 온 지역사업”이라고 말했다.

친체로(페루)=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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