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생활비를 받는 고령자가 10명 중 1명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손을 벌리는 대신 직접 돈을 벌어 생활비를 충당하는 고령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가구의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령자 중 72.5%가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본인과 배우자가 부담한다’고 응답했다. 2019년 조사 때보다 2.6%포인트 증가해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자녀가 지원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7.7%에서 14.1%로 줄었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69.2%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다고 했다. 향후에도 따로 살고 싶다는 응답은 77.2%다.
19세 이상 인구 중 67.4%가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거나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9.1%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초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삶의 형태와 질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32.1%가 올해 가구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2019년(22.8%)에 비해 9.3%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20.4%에서 26.2%로 늘었다.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대체로 멀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와의 관계가 멀어졌다는 응답은 35.5%로 가까워졌다는 응답(2.2%)보다 많았다. 대면 활동 자체가 어려워진 종교단체의 경우 구성원 간 멀어졌다는 대답이 55.6%에 달했다.
여가 분야에서도 코로나19 영향이 나타났다. 해외여행을 했다는 사람은 1.1%로 직전 조사 대비 29.3%포인트 감소했다. 문화예술 공연이나 스포츠를 관람한 사람도 66.2%에서 24.1%로 급락했다.
18세 이하 인구 중 92.0%가 원격수업을 경험했으며, 이 중 60.7%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은 대체로 ‘잘 지켰다’는 대답이 많았다. 자신이 잘 지켰다는 응답이 99.0%로 아주 높았고, 다른 사람들이 잘 지켰다는 응답은 92.4%로 이보다 낮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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