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은 진단과 치료 모두 쉽지 않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를 넘지만 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확 올라간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전립선암 진단·치료제를 개발하는 지대윤 퓨쳐켐 대표(사진)는 지난 16일 “노바티스보다 개발 속도가 느려도 성능이 앞서기 때문에 걱정 없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방사성 의약품 시장을 열면 퓨쳐켐이 ‘과실’을 따먹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퓨쳐켐은 펩타이드에 방사성 동위원소를 단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펩타이드는 전립선암에 나타나는 ‘PSMA’ 단백질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데려간다. 방사성 동위원소는 전립선암세포 앞에서 터져 암세포를 죽인다. 펩타이드에 ‘루테튬177’을 달면 치료제(FC705)가 되고, ‘불소(F18)’를 달면 진단제(FC303)가 된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퓨쳐켐이 유일하지만 해외에서는 노바티스가 앞서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퓨쳐켐의 개발 속도는 한발 뒤처져 있다. 이 회사의 후보물질 FC705는 국내에서 임상 1상 중이다. 최근 100mCi(밀리큐리) 용량으로 6명에게 투여했는데, 5명이 효과를 본 중간 결과를 확보했다. 미국에서는 내년 1월 1·2a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다.
지 대표가 노바티스 앞에서 위축되지 않는 것은 효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지 대표는 “전임상에서 FC705가 노바티스의 PSMA-617보다 종양 선택성이 네 배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는 투여 용량을 낮출 수 있게 했다. 노바티스는 투여 용량이 200mCi인 데 비해 퓨쳐켐은 절반 수준인 100~125mCi다. 이 때문에 부작용도 적다. PSMA-617과 FC705 모두 전립선암세포뿐 아니라 침샘, 눈물샘, 신장 등에서 터지는 부작용이 있다. 펩타이드가 찾아가는 PSMA 단백질이 이들 기관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 대표는 “같은 양으로 더 큰 효과를 내기 때문에 투여 용량 자체가 적다”며 “그만큼 부작용도 적다”고 했다.
지 대표는 FC303 품목허가 시기도 최대한 앞당길 계획이다. FC705 개발을 위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퓨쳐켐은 총 398명을 대상으로 하는 FC303 임상 3상에서 200명 이상에게 투약을 마쳤다.
지 대표는 “내년 정식 품목허가 신청을 위해 4월까지 투약을 마치겠다”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임상 1상 결과는 이르면 연내 나온다. 데이터 분석 후 곧바로 임상 2·3상을 묶어 내년 1분기에 FDA에 임상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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