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애로 홍역을 치른 KT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빠른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구현모 KT 대표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조직을 빠르게 가다듬어 탈통신 전략인 '디지코'(DIGICO) 성과에 집중할 방침이다.
KT는 내년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12일 발표했다. KT는 우선 통신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디지털혁신(DX)의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서창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네트워크 부문을 총괄하도록 했다.
서 신임 부문장은 28년간 유·무선 네트워크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 전문가로, 앞서 지난달 25일 전국 유·무선 통신 장애 사태 당시에도 네트워크혁신태스크포스(TF)장을 맡았다.
KT 네트워크부문은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을 신설해 네트워크 장비 운용부터 망 관리, 장애 모니터링 등에 정보기술(IT)과 시스템을 활용할 예정이다. 최근 잇따른 통신망 장애에 대한 보완책과 장애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은 IT 부문, 융합기술원 등과 협업해 지속적으로 통신망을 점검하고 다각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 대표가 취임하면서 내세운 디지코 성과를 위해 인공지능(AI), 로봇 등 탈통신 성장사업을 위한 조직도 정비했다. KT는 AI컨택센터(AICC), AI서비스로봇 등에 대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기 위해 상품·서비스 기획부서와 관련 기술 개발조직을 통합했다. 특히 클라우드·DX, AI·빅데이터, 로봇·모빌리티, 뉴미디어·콘텐츠 등 8대 성장사업 조직을 강화했다.
AI·DX 융합사업부문의 클라우드·DX사업본부와 IT부문의 인프라서비스본부는 합쳐져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로 재탄생한다. 또 외부에서 2명의 클라우드 전문가를 영입해 클라우드와 IDX 경쟁력을 높인다.
AI와 로봇 분야에서는 'AICC기술담당', 'AI 로봇사업담당', 'AI 로봇플랫폼담당'을 신설해 관련 비즈니스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IT 전문가인 우정민 KT DS 대표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IT부문장을 함께 맡는다.
임원 인사에서는 부사장 4명, 전무 12명이 승진하고 상무 24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그룹사 임원 승진자 9명 중 3명이 여성으로, 1974년생인 김채희 전략기획실장은 KT 출신 중 최연소 여성 전무로 발탁됐다. 그룹사 임원 승진자는 지난해(3명)에 비해 3배로 늘었고 광역본부 승진자도 올해 5명에서 내년도 6명으로 1명 늘었다.
KT는 "안정·고객·의 3대 키워드에 바탕을 둔 조직개편으로 KT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고 한다"며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KT가 되겠다"고 밝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