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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기생충' 이후 애플 오리지널 출연, 부담보다는 기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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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글로벌 배우다. 이선균이 영화 '기생충'에 이어 애플TV+(플러스) 첫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Dr.브레인'(이하 닥터브레인)에 출연하며 다시 한번 글로벌한 대중들과 소통한다.

'닥터 브레인'은 가족이 미스터리한 사고의 피해자가 돼 끔찍한 비극을 겪게 되는 천재 뇌과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SF 스릴러 드라마다. 이선균은 주인공 뇌과학자 도세원 역을 연기한다.

세원은 선천적으로 교감 능력이 부족하지만 뛰어난 연산 능력을 가진 천재 과학자다. 장비를 통해 타인의 뇌를 스캔하면서 그들의 감정과 기억은 물론 운동 능력까지 터득하게 된다.

전작 '나의 아저씨', '기생충' 등의 작품을 통해 신뢰감 있는 연기를 선보여왔던 이선균은 감정을 잃은 뇌과학자부터 뇌 스캔 후 달라지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선균은 연출자인 김지운 감독에 대한 신뢰를 보이면서 "애플TV 플러스 첫 작품이자, 감독님의 첫 드라마, 개인적으로는 '기생충' 이후 첫 작품이 됐지만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고양이 뇌 스캔 후 달라진 운동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들에 대해 "거의 직접 찍었다"면서 "높이 올라가는 게 조금 무서웠는데, 제가 했다"면서 웃음을 보여 호기심을 자극했다.

▲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을 고민했을까?

제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입장이었다. 감정이 없다는 설정이지만, 감정이 없이 계속 가는 건 시청자들이 몰입하기 힘드실 거 같더라. 그래서 우울한 감정을 베이스로 잡았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 주변 반응은 어땠나.

애플TV 플러스는 순차 공개다.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에 익숙해지다보니 '감질난다'는 반응도 있더라. 그런 원성을 듣기도 했다.(웃음) 순차적으로 공개되면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

▲ 김지운 감독님이 '닥터브레인' 선택 이유로 이선균 배우를 꼽았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감독님과는 이전에 사적으로 만난 적은 있었는데, 감독님이 술을 좋아하거나 그런게 아니라서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 작품을 통해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촬영장에서 감독님은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신다. 크게 의지가 됐다. 결과를 보고, 이렇게 책임지고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애플TV 플러스와 첫 작업이었다. 이전과 달랐던 부분이 있나.

연기하는 부분에서 달라진 건 없다. 공중파, 케이블 드라마를 찍을 때보다는 환경이 좋았다. 대본이 급하게 나와서 찍는 구조가 아니었다. 완성을 다 하고 나서 오픈을 하는 것도 좋았다. 결과물을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부분이 좋은 거 같다. 한국의 첫 콘텐츠라 대면으로 뭔가를 할 수 없었기에 애플도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거 같다. 넷플릭스는 3~4년 전부터 시작돼 이제 융화가 된 거 같고.

▲ 애플TV 플러스 첫 오리지널이라 부담은 없었나.

애플TV 플러스의 첫 작품,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라는 궁금증이 이 작품의 장점 아닐까. 저는 지난해 '기생충'으로 함께 영광을 누린 후, 우연치 않게 전세계적으로 공개되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이 모든 것이 부담보다는 기대감이 더 크다.

▲ 대본만 보면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을 거 같다.

초고보단 많이 쉬워졌다. 원래는 과거, 현재 시차도 많이 왔다갔다했다. 각색할 때 그런 부분들을 편하게 잘 해주신 거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한 이유가 있을까.

김지운 감독님과 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고, 글로벌하게 콘텐츠를 선보이는 애플TV 플러스 시리즈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인가.

저는 기계를 못 다루고, 저를 실험대상으로 다룰 만큼 용기가 있진 않다. 차이는 큰 거 같다.

▲ CG 촬영이 많아 보인다. 연기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뇌 동기화를 하는 과정을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셨는데, 그 이후 변화를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자기도 모르게 어떤 감정, 기억이 나타나는 걸 보면서 대본에 최대한 따라가려 했다. 처음 하는 장르, 캐릭터라 모든 게 이질감이 들었다.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 작품 속에서 뇌를 스캔하면서 여러 감정, 능력을 얻게 된다. 기억에 남는 인물, 캐릭터가 있었을까.

감독님께 뇌 스캔 후 어느 정도까지 인물, 개체를 표현해야 하는지 여쭤봤다. 다른 인물을 뇌 스캔할 때 포인트 행동이 나오는데, 목소리까지 염두해야하는지. 감독님은 '추리극이라 포인트가 두각되는 것보다는 대본에만 충실하자'고 했다. 고양이의 경우도 어떻게 포인트를 잡아야 할지 생각했다. 영화나 뮤지컬 '캣츠'도 보면서 연구했는데, 감독님은 '신경쓰지 말라'고 편하게 해주셔서 즐겁게 했던 거 같다.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올라가는 장면도 있는데, 좀 겁나긴 했지만 제가 다했다.

▲ 원작과 다르게 해석한 부분이 있나.

원작은 다 보지 않았다. 톤과 분위기만 참고하려 봤는데, 심각하고, 차갑고 그런 분위기가 좋더라. 저희는 스릴러지만 나중에 휴머니즘으로 가는데, 그런 방향성이 원작과 다른 부분인 거 같다.

▲ 원작 웹툰도 시즌2가 나왔다. 감독님과 드라마 시즌2에 대한 얘기를 나왔나.

2에 대한 얘기를 하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얘기가 된 건 없다. 반응이 좋다면 순차적으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 두번째 해외진출이다. 해외프로모션을 위해 영어 공부나 SNS 개설 등의 계획이 있나.

외국에 나갈 때마다 작아지는 걸 느낀다. 영어는 꾸준히 해야하는데, 쉽지가 않다. 다시 해봐야 겠다. 소셜미디어는 개설은 돼 있다. 보는 용도다. 제 이름 검색하고, 작품을 검색하고, 게시물을 보는 정도다. 제 사생활을 노출하는 건 부담이 된다. 아직 공개적으로 운영하는 건 준비가 안 됐다.

▲ 검색해 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나.

'닥터브레인'에 대해서는 다들 좋게 말씀해 주시더라. '나의 아저씨' 때 맥주 거품 논란이 있었는데, 그것도 많이 보이고. 다음에 아이유 씨에겐 맥주를 제대로 선물하고 싶다. 이 장면에도 비하인드가 있는데, 저도 따르면서 거품이 많이 나와서 끊어야 하나 싶은데, 캐릭터 상 그대로 가야해서 그러지 못했다. 저도 아차 싶었다.

▲ '기생충' 뿐 아니라 한국 콘텐츠들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생충' 땐 '이런 일이 또 있을까' 싶었는데 계속 이어지고 있더라. 이게 여러 부분이 쌓인 거 같다. OTT 발전도 있고, 한국만의 문화를 새롭고, 좋게 보는 거 같고, 드라마나 영화를 만드는 분들의 책임감, 주인 의식들이 잘 화합돼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거 같다. 한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았으면 한다.

▲ '마이네임'으로 관심을 받은 박희순 배우와도 절친 아닌가.

너무 기쁘다. '마이네임' 찍고 저희 작품에 합류했다. 엄청 멋있어졌더라. 그 작품을 위해 다이어트도 하고, 얼굴도 많이 좋아졌더라. 20년지기 정도 됐는데, 이젠 가족같은 관계가 됐다. 굳이 연락하지 않아도 되는 존재가 됐는데, 너무 좋다.

▲ 극중 캐릭터와 같이 본인의 뇌 동기화를 한다면 어떤 시점으로 하고 싶나.

다른 사람이 아닌, 제가 행복했던 시기의 기억으로 다시 저장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 캐릭터에 깊게 이입했던 순간이 있었나.

매 순간 몰입을 하려 한다. 어떤 장면 때문에 한다기 보다는, 매 장면을 찍을 때마다 '이게 맞나' 고민한다.

▲ 드라마는 시청률, 영화는 스코어가 보이지만, OTT는 흥행지표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건 체감으로 아는 거 같다. 무엇보다 애플TV 플러스는 한꺼번에 공개하는 게 아니라 체감으로 크게 오진 않지만 스며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배우 입장에서 OTT와 영화의 차이가 있나.

OTT는 영화와 드라마의 장점이 합쳐진 거 같다. 무엇보다 플랫폼을 통해 세계에 동시 방영되는 게 큰 장점이 되는거 같다. 그렇지만 극장만이 갖는 공간의 매력이 있다. OTT와 극장이 상생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성과가 있다면?

염원한 김지운 감독님과 함께했다는 점, 그 부분이 가장 큰 성과고, 남들에게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필모를 하나 더 완성했다는 점도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

▲ 김지운 감독은 '이선균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좋게 말씀해주신 거 같다. 촬영장에서 그런 말을 안하시는 편이라, 지금 정말 기분이 좋긴 한데, 촬영장에서는 제가 끌고 가는 역할이라 성실히 한 부분을 좋게 생각해주신 거 같았다.

▲ 그렇다면 본인이 생각하면 배우로서 강점은 무엇일까.

꾸준히 작품을 하고 있는데, 작품에 임하는 생각이나 태도를 좋게 봐주시는거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웃음) 스스로 어떻게 말해야할 지 모르겠다.

▲ 꾸준한 활동 동력이 있다면?

현장이 좋다. 이걸로 힘든 것도 있고, 부침도 있지만 함께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관계가 형성되고, 그걸 함께한다는 거 자체가 큰 동력이 된다. 한 가장의 아빠로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도 동력이 된다.

▲ 쉼 없이 활동하다 보면 번 아웃은 없나.

예전엔 작품이 끝나면 몸을 혹사시켰다. 여행도 가고, 사람들도 몰아서 만나고, 술자리도 많이 했다. 그러다가 몸이 힘들어지면서 '이러면 안된다', '정신차려' 하는 동기가 나온다. 이젠 체력이 그만큼 안되서 그렇겐 못한다.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사려고 하니, 심하게 번아웃이 오진 않는 거 같다. 술을 끊어야겠다.(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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