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당국이 4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는 백신 패스(그린 패스·면역증명서) 집회·시위에 대해 새 행정명령을 도입하는 등, 엄격하게 제한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내무부는 최근 백신 패스 반대 집회·시위와 관련해 새롤운 행정명령을 도입했다. 해당 안에 따르면 이번 주말부터 각 도시의 시내 역사지구 혹은 상점이 밀집한 거리에서는 집회·시위를 할 수 없으며 관공서나 정당·노조 본부 건물 앞에서의 집회·시위가 금지된다. 연좌 형태의 집회·시위만 허용되며, 참가자들의 마스크 착용 역시 의무화된다.
백신 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을 맞았거나 검사를 통해 음성이 나온 사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 등에게 발급하는 증명서로 현지 당국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위해 지난 8월 초 백신 패스를 처음 도입, 현재는 모든 생활 영역에 쓰고 있다.
실내 음식점이나 헬스장, 박물관·미술관 등의 출입은 물론 기차·비행기·고속버스 등 장거리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와 민간·공공 근로 사업장 출근할 때도 백신 패스를 제시해야 한다.
백신 패스가 이렇게 필수품이 되자 백신 패스 위조 등의 범죄도 생겨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중부 라치오주 리에티에 거주하는 17세 청소년을 공문서위조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 청소년은 러시아 출신 해커와 공모해 가짜 백신 패스를 인터넷상에서 판매해 약 2만 유로(약 2726만 원)의 부당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그는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가짜 백신 패스를 주문한 이의 신분증 사본을 받고서 이를 러시아 해커에게 넘기는 등 중간 전달책 역할을 한 것으로 경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