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3의 씌움이 이색적이다. 백14는 20 혹은 203에 붙이는 정석 진행도 가능했다. 33까지 흑 세력, 백 실리로 잘 어울린 바둑이다.
백70 이하가 이 바둑의 포인트였다. 70·72는 73자리 치중을 없앤 수이다. 그러자 흑도 73으로 곧장 응수타진한다. 백이 79에 차단하면 77을 선수하겠다는 뜻이다. 의도를 간파한 백도 74에 젖혀서 응수를 묻는다. 흑도 75~79로 반발한다. 백80이 실수였다. 이 수는 참고도 백1로 끊어서 바꿔치기할 자리였다. 실전은 흑이 우세를 잡았다.
흑87·91이 호방하다. 흑103·105도 날카로웠다. 흑111에 백 양곤마가 몰려 괴로운 상황이다.
백112는 124에 두는 것이 판을 좀 더 어렵게 만드는 길이었다. 116도 133에 붙이는 자리가 급소였다. 흑133 쌍립이 오자 백이 더 해볼 곳이 없어졌다. 139에 대마가 잡혔다. 156 이하 승부와는 무관한 수순이다. (217수 끝, 흑 불계승)
박지연 5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