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4)가 7일(현지시간)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총상금 1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LET 통산 6번째 우승이자 그가 올 시즌 거둔 두번째 우승이다.
리디아 고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로열 그린스GC(파72·637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했다. 2위 아타야 티티쿨(태국·18)을 5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2만7170달러(약 1억5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이날 리디아 고의 플레이는 완벽했다. 4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쳤다. 첫번째 홀인 1번홀(파4)부터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렸고 5번.7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9번홀(파5)에서는 이글을 기록하며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10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티티쿨의 추격을 완전히 차단했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플레이를 펼치려고 했다. 내 몫을 보여주면서 경험을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10대에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4승을 거두며 '천재소녀'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정규투어 우승, 메이저 우승, 세계 1위 등에서 최연소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하지만 2018년 4월 메디힐 챔피언십 이후 우승 소식이 끊겼고 부진을 겪었다. 세계랭킹도 55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리디아 고는 다시 상승흐름을 가져왔다. 올 시즌 롯데챔피언십에서 3년여만에 우승을 거뒀고 LPGA 투어 18개 대회 가운데 9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세계랭킹은 8일 현재 7위다.
리디아 고는 오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총상금 175만달러), 18일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파72)에서 시작하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에 출전한다. 현재 LPGA 투어 평균타수 4위인 리디아 고(69.615타)는 1~3위인 넬리 코르다(23.미국), 고진영(26), 박인비(33)가 규정 라운드수 미달로 수상 자격이 없어 최저타수 상인 '베어트로피' 수상이 가장 유력하다. 리디아 고는 2014년 신인상, 2015년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베어 트로피는 받은 적이 없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