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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주리주에 사는 케이트 피셔(17)는 지난 9월 무대에 선 해리 스타일스를 보자마자 거의 쓰러질 뻔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만 봐 온 스타일스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코로나19로 콘서트가 취소된 탓에 둘의 만남(?)은 1년이나 미뤄졌던 터. 코로나로 더 깊어진 피셔의 팬심은 한 번의 콘서트론 만족되지 않았다. 그녀는 리셀러에게 웃돈을 주고 한 주 뒤 시카고에서 열릴 콘서트 티켓을 구매, 비행기로 이동해 콘서트를 관람했다.
방구석에 묶여 있던 팬심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폭발했다. 인기 아티스트의 콘서트는 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기 일쑤다. 팬데믹 기간 동안 더 애틋해진 팬심을 타고 글로벌 1위 공연업체 라이브네이션(종목명 LYV)의 주가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로나 전 영업이익 80%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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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라이브네이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3분기 실적은 이런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줬다. 라이브네이션은 올 3분기 매출이 26억985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억3710만달러로 흑자 전환(전년도 5억400만달러 손실)에 성공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약 80% 회복했다.
공연에 목말랐던 팬들 지갑 더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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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은 내년 콘서트 예약에도 적극적이다. 라이브네이션은 내년 열릴 공연을 앞두고 이미 2200만 장의 티켓을 팔았다고 밝혔다. 콜드플레이와 레드핫칠리페퍼스 등 유명 밴드의 공연 티켓은 100만 장 이상씩 팔린 상황이다. 특히 공연업계는 여름이 성수기인데, 대부분 나라가 내년 봄에는 위드 코로나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목표 주가를 끌어올렸다. 다만 이미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고 판단해 상향 폭이 크진 않았다. 이달 들어 JP모간은 라이브네이션 목표 주가를 92달러에서 109달러로, 코웬앤드코는 100달러에서 120달러로 올리며 투자 의견을 ‘아웃퍼폼’으로 유지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를 85달러에서 95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나 현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고, 투자 의견은 ‘중립(Equal-Weight)’으로 유지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