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까지 실명을 공개하며 조회수 올리기에 급급한 유튜브 채널들을 대상으로 지탄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서 일명 '이슈' 유튜버를 자처하는 채널에서 사건, 사고에 연루된 연예인들의 실명을 무차별로 공개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사건, 사고뿐 아니라 과거 문제가 된 루머성 내용까지 실명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명예훼손은 물론 가짜뉴스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유, 보수를 지향한다"는 한 유튜버는 최근 유명 연예인의 아내가 남성 접대부들이 나오는 술집을 다녔고, 이로 인해 협박을 당했다는 콘텐츠를 게재했다. 썸네일로는 해당 연예인의 얼굴을 썼고, 제목과 해시태그로도 연예인 A 씨의 실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해당 사건은 2019년 "돈을 주지 않으면 '호스트바'를 드나든 사실을 알리겠다"며 A 씨의 아내 B 씨를 협박한 30대 남성이 구속돼 재판에 남겨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았다. B 씨는 수차례 협박과 공갈에 시달리다가 가해 남성을 올해 4월 경찰에 고소했고, 재판까지 이어지게 된 것.
A 씨와 B 씨가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유튜버는 이들의 실명을 공개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해당 콘텐츠의 댓글에는 B 씨를 비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C 연예인이 룸살롱을 좋아한다'거나, '특정 정치인이 여가수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 'D 여배우가 충격적인 접대를 해 논란이다' 등의 내용을 담은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해당 채널 외에도 무분별하게 연예인들의 실명을 언급하는 채널이 적지 않다. 이들은 자극적인 콘텐츠로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조회수를 높여 수익을 얻는다. 따로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직접 후원을 받기도 한다.
문제는 유튜브에서 실체 없는 루머에 실명을 붙여 확대, 재생산 하거나 '가짜뉴스'를 만들어도 적발하거나 처벌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문제 내용이 나오더라도 유튜브 콘텐츠를 바로 잡는 건 쉽지 않다"며 "해당 영상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도 힘들지만, 그걸 법적으로 대응하는 과정도 손쉬운 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다만 최근 온라인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들이 잇따라 중형에 처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라는 반응이다.
올해 8월 손석희 JTBC 총괄사장의 사생활과 관련해 부적절한 의혹을 제기했던 유튜버는 항소심 공판에서도 징역 6월형을 선고받았고, 아동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 군의 부모에 대해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린 유튜버도 징역 2년 실형에 처해졌다.
또한 정치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 다른 여성 유튜버에 대해 "성 상납을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던 유튜버는 올해 5월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