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주가가 신사업 발표와 호실적에도 부진한 모습이다. 신사업 진출을 둘러싸고 증권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해석이 우세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팔기 바빴다. 공매도 물량도 연일 급증세다. SKC를 둘러싼 투자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2일 SKC는 1.49% 오른 17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다. SKC는 전날 두 개의 호재를 내놨다. 사모펀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인 넥시온에 8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SKC의 투자금액은 3300만달러 정도다. 3분기 호실적도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1458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이날 주가는 5.61% 떨어졌다.
호재 발표 후 10개 증권사가 리포트를 내놨다. 긍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두 곳(KB증권,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올렸다. 그래도 외국인은 팔았다. 전날부터 이틀간 1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73억원어치 팔았다. 공매도 급증세 역시 꺾이지 않았다. SKC에 대한 공매도 물량은 지난달 말 기준 71만 주에 달한다. 공매도 잔액만 1200억원이 넘는다. 상반기 말 14만 주, 220억원대에서 급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는다. SKC는 경쟁사인 일진머티리얼즈와 함께 대표적인 동박 업체다. 지분 100% 자회사 SK넥실리스의 성장성이 주가를 견인했다. SKC가 신사업 저변을 넓히는 과정에서 2차전지 동박 업체로서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운용업계의 설명이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리콘 음극재와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신사업이 주가 재평가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넥실리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부담이다.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지분 100% 자회사의 IPO 시기가 당겨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SKC는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물적분할 사례를 겪은 투자자들로서는 SK그룹의 투자 조달 방식 자체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로선 상대적 저평가 상태다. SK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6배로 일진머티리얼즈(42배)는 물론 주요 2차전지 소재주 중 가장 낮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