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지하철에서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악당 '조커' 분장을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승객 수십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일본 NHK와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오후 8시쯤 도쿄도 조후시를 주행 중이던 게이오센 전철에서 2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17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중 60대 남성 한 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용의자는 흉기를 휘두른 것 외에도 객차 안에 휘발유로 추정되는 액체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 이로 인해 객차 내 큰 화염이 일었으며 시트 일부가 타버렸다. 불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약 30분 만에 꺼졌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람을 죽여 사형당하고 싶었다"고 진술했으며, 지난 8월 오다큐 전철 차내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을 참고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남성을 살인 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했다. 당시 남성은 녹색 셔츠에 파란색 상, 하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사건 발생 이후 트위터 등 각종 SNS를 통해 현장을 찍은 사진과 증언들이 쏟아졌다. 이 중에는 남성이 객차 안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NHK는 목격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핼러윈 분장을 한 것으로 생각됐다고 전했다. 같은 열차에 타고 있던 한 승객은 "용의자가 '조커' 복장을 입고 있어 핼러윈 분장을 한 것으로 생각했다. 갑자기 큰 칼을 꺼내더니 마구 휘둘렀다"고 전했다.
또 다른 승객은 "열차 뒤쪽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밀려왔다"며 "승객들은 차량 창문을 열고 도망쳤고, 도망가는 도중에 '칼을 휘두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는 등 매우 무서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