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49.78

  • 21.79
  • 0.82%
코스닥

774.49

  • 4.69
  • 0.6%
1/4

[이 아침의 시] 히든 페이지 - 이종민(1990~)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 아침의 시] 히든 페이지 - 이종민(1990~)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꿈인 듯 처음 보는 광경이었습니다
흰 종이가 주렁주렁 열린 산수유나무
특이한 향이 나는 푸른 식물들
언젠가 이곳에서 본 적이 있던 것도 같습니다

정상에 다 온 건가요
물었을 때
붉은색 글자를 손바닥으로 쓸며 그가 말합니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갑시다

시집 《오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어》(창비) 中

잠시 쉬었다 가는 일이 정상에 오르는 일만큼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평소에 보지 못하던 꽃과 나무를 보며 걷는 일도 즐겁지요. 열매 대신 흰 종이가 주렁주렁 열린 산수유나무라니, 신기하고도 신비롭습니다. 꿈인 듯 아닌 듯 오묘합니다. 저라면 그 종이에 좋았던 일들을 적거나 고마운 이들에게 편지를 써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다시 산을 내려가 살아갈 힘을 얻을 수도 있겠지요. 쉬었다가 다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수도 있겠지요.

주민현 시인(2017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