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를 둘러싼 옵션 매매가 급증했다. 이번주에만 우리나라 돈으로 1000조원 이상이 손바뀜하는 등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자료를 인용해 최근 뉴욕증시 상장 종목 옵션 거래 중 절반 이상이 테슬라에 집중됐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옵션 투자가 가능한 뉴욕증시 상장사와 상장지수펀드(ETF) 수가 5000개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쏠림 현상이 얼마나 강하게 나타나는지 알 수 있다.
CBOE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번 주에만 9000억달러(약 1050조원) 이상의 테슬라 옵션이 손바뀜했다. 9000억달러는 옵션의 명목가치(옵션 기초자산의 가치)를 기준으로 산정했다.
테슬라 주가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투자가 급증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25일 사상 최초로 1000달러를 넘어서며 ‘천슬라’가 됐고 5거래일 연속 유지 중이다. 28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3.78% 오른 1077.04달러로 마감했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53%다. 그럼에도 더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테슬라 콜옵션 매매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 주가가 1100~1200달러 이상이 된다는데 베팅한 콜옵션이 최근 인기를 모았다. 한편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여긴 풋옵션 투자 역시 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콜옵션 투자 규모가 풋옵션보다 압도적이다.
테슬라 옵션 투자가 급증한 이유는 테슬라 주식 매매에 비해 ‘초기 투자금’이 적기 때문이다. 옵션은 주식 가격에 비하면 소액인 프리미엄만 내고도 매매할 수 있다. 단 투자금 전액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이 따른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