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규제 강도를 한층 더 높였다. 내년 1월부터 2억원 이상을 받는 신규 대출자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된다. DSR은 개인의 모든 금융사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이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대출 한도를 규제하는 것이다.
'소득 수준에 맞는 대출'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당국은 향후 가계부채가 줄지 않을 경우 더 강한 규제도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기에 이자 부담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오른 연 3.18%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상승세로, 2019년 6월(3.25%)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여러모로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럴 때야말로 나의 자산 상황을 제대로 한 번 파악해 볼 기회다. 혹시 어딘가 잠자고 있는 목돈이 내 숨통을 트이게 해줄 지도 모른다. 일단, 과거 자산을 제대로 살펴보자. 바로 휴면예금 및 보험금을 찾아보는 것이다.
휴면예금은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을 모두 통칭한다. 휴면예금은 은행 및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의 예금, 적금 등 관련 법률 규정 또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채권 또는 청구권의 소멸시효과 완성된 예금을 의미한다. 은행예금의 소멸시효는 무거래 5년이다. 5년간 해당 은행과의 거래가 없었다면 소멸시효가 완성돼 휴면예금이 되는 것이다.
휴면 보험금은 보험계약 중 관련 법률 또는 약정에 따라 소멸시효(청구전 3년)가 완성된 이후에도 찾아가지 않은 해지(실효) 환급금, 만기보험금, 계약자 배당금 등을 의미한다.
실제로 내 돈 찾기에 나선 사람들은 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휴면예금은 1907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 늘어난 금액이다. 카카오뱅크에서 올해 7월부터 휴면예금 조회 및 지급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접근성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의 휴면예금 찾기 서비스를 통해 지급된 최고 금액은 992만원이다. 100만원 이상 고액을 찾아간 이용자도 2077명이나 됐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를 통해 휴면예금을 찾은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0대 남성 A씨는 "카카오뱅크에서 휴면예금 및 보험금을 조회했더니 기업은행에 1만9400원이 있었다"며 "소액이긴 했지만 치킨 값은 되니 이득을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서민금융진흥원에선 휴면예금을 찾아가라는 우편을 해당되는 소비자들에게 따로 보내기도 한다. 30대 여성 B씨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보낸 우편물에 나와있는 QR코드로 조회해봤더니 12만원이 넘는 휴면예금이 있었다"며 "알고보니 무려 2003년에 가입된 예금이었다. 우편물이 안 왔다면 모르고 그냥 묻어뒀을 돈인데 찾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휴면보험금을 찾으라는 우편물을 받고 60만원을 수령한 사례도 있다. 40대 여성 C씨는 "우편물을 받고 비대면 조회를 해보니 휴면 보험금이 60만원 넘게 있었다"며 "3년이나 넣었던 생명보험을 이제라도 찾게돼, 마치 복권 당첨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 휴면예금을 찾기 위해선 어떻게 하면 될까. 방법은 간단하다. 앱을 사용하거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 '휴면예금 찾아줌' 홈페이지나 앱을 이용하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 웹사이트에서 '휴면예금 조회 및 지급신청' 코너로 들어가면 된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동의 △공동인증서 인증을 거치고 △휴면예금 조회 △지급신청을 하면 된다. 휴면예금은 신청한 계좌로 5분 내로 입금된다.
앱을 통해서는 공인인증서를 거쳐 통신사 인증을 하면 휴면예금 조회 및 지급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휴면예금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창구 방문없이 서민금융진흥원 모바일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진행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앱이 핸드폰에 있다면, '휴면예금 및 보험금 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특히, 카뱅을 이용할 경우 별도의 개인정보나 인증이 따로 필요없다. '서비스 이용을 위한 필수 동의'에만 모두 동의를 선택하면 바로 휴면예금 내역이 뜬다.
온라인 이용이 어렵다면 1397 서민금융콜센터를 통해 조회 및 지급도 신청할 수 있다. 상속인·대리인 등은 가까운 휴면예금 출연 금융회사의 영업점 또는 전국 36개 서민금융 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지난해 지급한 휴면예금은 총 2432억원이었다. 하루 빨리 잠자고 있는 내 돈을 찾아보자.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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