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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기회"…개미들, LG생건 2500억어치 쓸어담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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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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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생활건강이 사흘 연속 신저가를 썼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2000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본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 대부분을 그대로 떠안은 것이다.

    LG생활건강 주가를 바라보는 증권가 시각은 갈린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이 적정주가를 낮춰잡으며 투자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했지만 일각에선 긍정론도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전날까지 사흘 연속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는 올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급락세를 탔다. 지난 26일 LG생활건강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2조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5년 3분기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주가는 이날부터 지난 28일까지 사흘 동안 신저가를 경신하며 15%가량 빠졌다. 시가총액은 무려 3조1393억원 증발했다.

    부진한 실적에 LG생활건강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를 받았다. 사흘간 외국인은 1542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삼성전자 다음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97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순매도 1위 규모다.

    하지만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은 개인의 순매수 금액 1위에 올랐다. 248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물량을 받아낸 것. 비싸서 못 샀던 대표 '황제주' LG생활건강 주식의 가격이 연일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제주는 한 주 가격이 100만원 넘는 주식을 가리킨다.

    관건은 '지금 사도 되느냐'다. 일단 증권가는 매출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소비시장 둔화에 따라 4분기 전망도 비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해 오히려 저가에 매수할 적기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주가를 내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6~27일 증권사 14곳이 제시한 LG생활건강의 평균 적정주가는 168만6429원이다. 이들 증권사 중 10곳이 목표주가를 내렸고 3곳이 투자의견을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유안타증권(145만원)이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했고 NH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가 최다 금액인 190만원을 써냈다. 최고 금액과 최저 금액의 괴리율은 31%에 달한다.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각각 '보류'와 150만원으로 낮춘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후' 브랜드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1조원을 웃도는 중국 매출 규모와 중국 소비시장 침체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의 점유율 상승세는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간의 강력했던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투자자들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의 신수연 연구원은 "3분기 '후' 브랜드 매출은 대중국 채널에서의 업황 부진과 기저 부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며 "과거 중국 럭셔리 시장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던 후 브랜드에 집중된 회사 실적이 지금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4분기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11월11일 광군제가 열리는 시기이지만 여전히 높은 기저와 비우호적인 영업환경 등으로 낙관적 실적 전망을 이어가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반면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진 것으로 판단해 매수 시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소비 둔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광군제 관련 수요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발생하고 있어서 단기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주가 부진은 성장주로서 용인돼온 높은 기업가치 수준이 이번 실적 부담을 계기로 글로벌 비교 기업들과의 평균 수준으로 키 맞추기하는 과정이라고 판단된다"며 "안정적 성장 매력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주가가 내렸다고 보인다. 긍정적 투자 관점을 제시한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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