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이 기사는 10월 28일 오후 6시 30분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된 라이브 방송을 글자로 옮긴 내용입니다. 한경닷컴 홈페이지 또는 집코노미TV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전형진 기자
최근 정부가 집값 고점을 여러 차례 경고했는데요. 그 와중에 기획재정부는 내년 집값 상승을 전제하고 세수추계를 반영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국정감사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정부는 공식 전망이 아니라 연구기관의 전망을 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실 이 같은 전망을 한 국토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이죠. 당시 국감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이 같은 논란이 왜 촉발됐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정부는 내년 양도세수가 22조4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올해 본예산 대비로는 5조5000억 늘어났지만 2차 추경 대비 3조원가량 줄어든 규모인데요. 이 가운데 부동산분이 18조2000억원으로 상당 부분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국세통계포털에서 2013~2020년 양도세수를 집계해 그래프로 나타내봤습니다. 작년 기준 양도세수는 23조원 정도입니다. 앞서 정부 자료에서 올해는 이보다 높은 25조, 내년엔 22조로 집계됐는데요. 그 중에서 부동산만 18조원이었으니까 2018년 전체 양도세수와 맞먹고 2019년 양도세수 16조원보다도 많은 수준인 겁니다.
이런 추계는 우선 부동산 매매거래량과 밀접한데요. 기재부가 국감을 통해 제출한 자료에서 국토연구원은 내년 주택거래가 올해 대비 14~17%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참고로 아파트만 따졌을 때 작년엔 93만건으로 역사적 고점이었고, 올해는 8월까지 39만건이 거래됐습니다. 올해 말까지 70만~80만건이 거래된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엔 50만~60만건이 거래된다는 계산인데요. 거래량이 감소해도 양도세수에 아주 큰 차이가 없다는 건 그만큼 덩어리가 커진다는 이야기겠죠. 다시 말하면 가격이 오른다는 이야기도 되겠죠.
같은 자료에서 국토연구원은 내년 집값이 수도권에서 5.1% 상승하고 지방에선 3.5%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참고로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기준으로 한 전망치이기 때문에 우리가 체감하는 변동률은 이보다 클 수 있습니다. 참고로 국토연구원은 올해 수도권 집값 상승률을 9.4%로 전망했지만 실제론 14.9% 올랐고, 지방의 경우 6.1% 상승을 내다봤지만 실제론 8.4% 올랐습니다.
아래 표시한 빨간색 그래프는 부동산원의 연도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고, 파란색 그래프는 연도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입니다. 올해의 경우 9월까지 전국 11.5%, 서울은 6.5%가 상승했네요.
공시가격 또한 내년 전국 기준 5.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올해는 전국 19.8%가 올랐죠. 그래서 5%대가 낮아 보이지만 2015~2020년까지 매년 전국 공시가격 상승률이 5%대였습니다. 국지적으로 크게 오르는 곳들이 있다 보니 결코 낮은 상승률이 아니란 거죠. 올해도 전국 19%대였지만 세종시는 70%나 올랐었죠.
그런데 공시가격이 오르면 뭐가 오르죠? 보유세도 오르죠. 기재부의 내년 종부세수 추계를 보면 6조6000억원 규모입니다. 올해 5조1000억원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인데요.
그리고 중요한 건 이제부턴 집값이 오르지 않아도 보유세가 늘어납니다. 우선 내년부터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가 되기 때문인데요. 원래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구할 땐 공시가격에서 공제액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올해 95%)을 곱하죠. 내년부터 이 비율이 100%가 되는 것이니까 추가 공제가 없어지는 개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여기에다 공시가격 현실화 또한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죠. 그러니까 시세가 멈춰도 공시가격이 오르는 구조인 셈이죠.
이번엔 국세통계포털의 연간 종부세수를 그래프로 나타내봤습니다. 작년 3조6000억원이 걷혔는데요. 올해 5조가 걷힌다고 하니까 굉장히 늘어난 거죠. 그런데 내년엔 6조6000억원으로 추산한다고 하니까 2020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나네요. 그런데 종부세가 이렇게 급격하게 늘어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본격적으로 종부세법를 손보기 전까진 1조원대 중후반이었어요. 불과 2~3년 만에 서너 배 늘어난 거죠. 집값이 오르면서 가장 기뻐한 건 정부인 셈입니다.
정부의 이 같은 세수추계가 왜 논란이 됐는지 다시 한 번 짚어보자면, 그동안 홍남기 부총리께서 나서서 거듭 고점 경고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와중에 기재부에선 집값 상승을 전제로 세수추계를 했으니까요. 물론 전문 연구기관의 전망치라곤 해도 그 연구기관들이 정부가 출자한 국책연구기관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행정기관에선 원래 집값을 전망하진 않습니다.
물론 정부가 언급하고 있는 몇몇 지표에서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점이 드러나는 건 사실입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선 그간 민간통계를 인용하지 않던 정부가 KB의 매매수급지수를 언급했는데요. 이 통계에서 10월 셋째주 전국 매매수급지수가 90.3을 기록했습니다. 100보다 낮으면 시장에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은 86.1로 지난 여름 고점대비 30포인트가량 떨어졌네요.
다만 같은 통계에서 지난 4월 전국의 매매수급지수는 80.9, 서울은 75.3으로 현재보다 낮았습니다. 당시에도 서울 집값은 부동산원 기준 0.04% 상승했습니다. 지난주는 0.17%였습니다. 수급지수가 퐁당퐁당 100선을 하회한다고 해서 반드시 집값이 꺾이는 건 아니란 이야기죠. 중장기적으로 매도자가 늘어나야 집값 안정화가 이뤄질 텐데요. 공급적인 측면에서의 해결책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오늘은 논란이 됐던 정부의 세수추계 자료를 짚어봤습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디지털라이브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김윤화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