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경북 김천시가 자체 조성한 산업단지 분양을 완료했다. 고속도로와 KTX 등 주변 교통 여건이 우수해 입지 경쟁력이 높은 데다 김천시가 직접 산단 조성에 나서 분양가를 낮춘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공장 건축을 완료한 기업이 나오는 등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성과가 가시화함에 따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천시는 2019년 3월 분양을 시작한 김천1일반산업단지 3단계(116만㎡)를 100% 분양해 아주스틸, 대정 등 7개 기업이 공장 건축을 완료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지난 7월 준공된 이 단지는 준공 전 36개 기업이 분양받았다. 투자유치 금액은 7620억원에 달하고, 34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게 김천시의 전망이다.
김천의 분양 성공은 코로나19로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가운데 이룬 성과여서 주변 지방자치단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천시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김천1산단 1단계(80만㎡)와 2단계(132만㎡)를 조성했다. 1~3단계 산단(총 338만㎡)에 총 109개 기업을 유치하는 등 산업단지 완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김천의 산업단지 분양이 관심을 끄는 이유로는 기초자치단체가 산업단지 조성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에 맡기지 않고 김천시 토목직 공무원들이 직접 했다는 점이 꼽힌다. 3단계 사업비(1841억원)의 15~20% 수준인 단지조성 위탁수수료를 아껴 분양가를 낮췄다.
3단계의 조성원가는 3.3㎡당 62만원이지만 김천시가 451억원을 추가 투입해 공급가격을 44만원대로 낮췄다. 인근 국가산단의 절반 가격이다. 3단계의 입지가 우수한 것도 장점이다. 3단계는 4개 고속도로 나들목(IC), KTX역 인접지여서 서울까지 1시간20분, 부산과 대구공항까지는 1시간, 인천국제공항은 3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김천1산단 사업 1단계 때인 2007년부터 산단 직접 조성에 참여한 이도우 김천시 건설안전국장은 “산단을 조성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지방국토관리청 등 45개 기관을 상대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업무도 만만치 않았다”며 “이와 함께 시가 1000억원대 산단을 조성해 놓고 분양이 잘 안 될 경우 돌아올 책임도 컸기에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분양가를 낮추면서 기업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김충섭 김천시장(사진)은 튜닝산업, 드론, 전기차, 물류 등 김천시의 미래 산업과 관련한 전국의 기업을 두세 번씩 찾아다니며 투자유치에 공을 들였다.
쿠팡의 1000억원대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에는 정부의 국내 복귀(리쇼어링) 기업 지원안 발표 후 국내 복귀 1호 기업이 된 아주스틸의 유치도 성사시켰다. 김 시장은 “허허벌판이던 3단계 부지에 공장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직원을 채용하는 걸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김천에 투자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이 생기도록 유치한 기업의 스케일업(고성장)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천시는 3단계에 이어 115만㎡ 규모의 4단계 조성에 착수했다.
김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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