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각 산업군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합종연횡을 본격화하고 있다. 수소 생산→유통→소비 등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려면 경쟁보다는 상호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먼저 키우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은 28일 서울 잠실 시그니엘호텔에서 국내외 수소사업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회사는 해외 블루·그린수소 등 청정수소 도입과 국내외 수소사업의 개발·투자·운영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철강·엔지니어링·석유화학 분야 대표 기업들로 꾸려진 ‘드림팀’을 결성한 것이다.
세 회사는 각자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내기로 했다. 우선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 생산 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추진한다. 수소환원제철은 철광석을 분해해 쇳물을 뽑아낼 때 환원제로 쓰이는 석탄을 100% 그린수소로 대체하는 공법으로 탄소를 일절 배출하지 않는다. 대규모 수소의 경제적 조달이야말로 철강사업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게 포스코의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풍부한 EPC(설계·조달·시공) 수행 경험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소프로젝트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대규모 소비처, 대량 공급망, 친환경 기술 등 핵심 역량을 앞세워 청정수소의 생산과 활용을 주도한다는 목표다. 최 사장은 “최고의 전문성과 경험을 보유한 업계 리더들이 미래를 위해 손잡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글로벌 거점 운영 경험과 효율적인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SK와 두산도 각자 보유한 연료전지 사업역량 및 수소 정제기술 등을 활용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와 두산그룹의 수소연료전지사업 자회사인 두산퓨얼셀이 이날 수소충전형 연료전지 활용을 위한 첫 기술교류회를 열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