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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지도 위에 남겨진 과거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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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1년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에서 점토판 하나가 발견됐다. 약 4500년 전 바빌로니아인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된 이 점토판에는 가운데 동심원 두 개를 비롯해 직사각형과 작은 동그라미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 도형들은 바빌론, 유프라테스강, 바다 등으로 나중에 밝혀졌다. 세상을 위에서 똑바로 내려다본 이 점토판은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세계지도였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지도와 인류 역사는 항상 긴밀하게 엮여왔다. 지도는 끝없이 변화하는 도전적 환경을 이해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데 활용됐다.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세계 무역을 확대하며 전쟁과 영토 분할의 중심에도 지도가 있었다. 영국 출신인 지도 제작 전문가 맬컴 스완스턴과 알렉산더 스완스턴 부자는 《지도의 역사》에서 바빌론 점토판부터 런던 지하철 노선도까지 역사상 중요했던 지도들이 제작된 과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고대 그리스의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자신의 수학적 연구를 토대로 세계지도를 만들었다. 그는 지구 크기를 실제와 가깝게 계산했고, 천문학을 토대로 지도를 제작하는 방법을 처음 제시했다. 로마시대 알렉산드리아의 프톨레마이오스는 위도와 경도를 최초로 사용했다. 그의 저서 《지리학》은 사후 1300년이 지난 대항해 시대에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수학적이고 과학적인 지리 제작법을 담았다.

바스코 다 가마,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페르디난드 마젤란 등 대항해 시대 탐험가들은 아메리카 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의 발견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와 측량 기술을 통해 현대와 비슷한 형태의 지도를 만들었다. 탐험가들은 먼저 개척했던 사람들이 만든 지도를 참고해 탐험하면서 자신들이 발견한 내용을 반영했다. 20세기 초 항공사진의 개발은 지도 제작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수많은 측량사와 지도 제작자를 파견해 도보로 경관을 측량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자들은 다른 역사책에서는 보기 힘든 지도와 관련된 일화를 소개한다. 미국 남부와 북부의 문화적 경계선인 메이슨딕슨선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왜 스코틀랜드가 식민지 개척에 실패해 잉글랜드와 합병할 수밖에 없었는지 등 흥미 있는 이야기도 전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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