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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5·둔촌주공, 연내 분양 불발…서울 공급 40%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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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올해로 예정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디에이치방배’(방배5구역 재건축) 분양이 ‘오염토’란 암초에 부딪혀 무산됐다. 오염토 정화 작업에만 10개월 이상이 소요돼 일러야 내년 말에나 분양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 최대 재건축 단지인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아파트도 분양가 산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아 올 하반기 분양하려던 계획을 내년 상반기로 미뤘다.

이들 두 곳을 비롯한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공급량은 당초 계획보다 40%가량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5구역, 내년 이후 분양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이 이달 말 서초구에 착공계 제출을 앞두고 실시한 토양오염물질 조사 결과, 표본 지역 10곳 모두에서 오염물질인 불소화합물이 검출됐다.

방배5구역 조합은 정화 작업에만 10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화 작업 비용도 9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상당액은 분양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방배5구역은 비례율(종전 자산총액 대비 사업 이익 비율) 상향 조정을 둘러싼 조합원 간 갈등도 빚고 있다. 방배5구역의 일반분양 규모는 1386가구(총 가구수 2796가구)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하는 둔촌주공(총 1만2032가구)도 당초 올 하반기 분양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재건축 조합 집행부 교체와 분양가 산정 방식 변경 등으로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둔촌주공 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는 방침이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펜타스’는 연내 총 641가구 중 263가구에 대한 일반분양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합 측이 최근 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분양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방배동 ‘방배6구역’(일반분양 499가구)도 DL이앤씨와 특화설계 등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이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1구역’(일반분양 803가구) △송파구 신천동 ‘잠실진주’(564가구) △성동구 행당동 ‘행당7구역’(150가구) 등도 연내 분양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잠실진주는 재건축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분양가 상한제 개편안을 본 뒤 분양 시기를 정하자는 주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공급난 심화 불가피
주요 정비 사업장 분양이 줄줄이 지연되면서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연초 전망치보다 40% 가까이 급감할 전망이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이미 분양을 했거나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총 1만1886가구로 집계됐다. 연초 예상치인 1만9643가구보다 39.5%(7757가구) 줄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개편을 앞둔 데다 분양가를 놓고 내부 갈등에 휩싸인 사업장도 예년보다 많아졌다”며 “이대로라면 분양 물량이 2012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분양 가뭄’으로 청약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12개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2.9 대 1이었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88.2 대 1)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강동구 상일동 ‘e편한세상강일어반브릿지’는 389가구 모집에 서울 역대 최다인 13만1447명(경쟁률 337.9 대 1)의 청약자가 몰렸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새 아파트 공급 지연에 따른 주택 수급 불균형이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도 서울은 특히 새 아파트가 희귀한 상황”이라며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등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빨라야 2~3년 뒤에나 공급되기 때문에 향후 1~2년간 수급난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시세 반영 비율을 높여 분양가를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헌형/이혜인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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