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학생들에게 주류 경제학을 거의 가르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학 교육 대신 사회주의 사상 교육에 집중하면서 현실의 경제문제 분석을 어렵게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26일 한국경제교육학회와 함께 주최한 50주년 기념 ‘동아시아 경제교육 국제학술대회’에서는 한·중·일의 경제교육 현황과 발전방향이 논의됐다.
감지혜 중국 선전하얼빈대 교수는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에서 요구되는 중고등 교육에서의 경제교육과 나아가야할 방향을 발표했다. 감 교수는 "중국은 2017년 표준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기존 교육과정에서 다뤄졌던 주류 경제학 부분을 대폭 축소했다"며 "대신 중?고등 교육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발전과정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 교수는 이같은 교육과정 개편이 현실 경제문제 분석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봤다. 감 교수는 "경제문제 분석에 필요한 다각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중국의 경제교육에 기초경제학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영 강원대 교수는 한국이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증적인 경제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교육은 현실의 경제문제를 간과한 채 이론 습득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1997년 외환위기, 기본소득 도입, 조세 부담, 가계부채 등 현실의 경제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미즈노 카츠시 일본 메이지대 교수는 일본의 경제상황에 따라 경제교육의 역할이 변화했다고 소개했다. 1991년 거품경제 붕괴 이후 기업·지자체·지역사회와 연계한 연구·활동 수업 중심으로 경제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언급됐다. 일본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인재 육성과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제교육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금융교육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이윤호 순천대 교수는 "금융교육 유관기관이 분산적으로 교육에 개입하고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통합·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진행되는 경제·금융교육 과정을 가계 또는 개인 재무 중심으로 개편할 것도 제안했다.
구리하라 히사시 일본 도요대 교수는 "올해 시작된 일본 신학습지도요령에는 자산운용에 따른 수익과 위험, 자산형성의 시점, 핀테크 등 금융교육 관련 학습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 연령이 18세로 낮아짐에 따른 금융문제의 사전 방지, 인생 100세 시대에 맞춘 노후 자금 확보의 필요성 등을 금융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배경으로 꼽았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