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이 없다.” 글로벌 기업들이 구인난에 아우성을 치고 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공급망 혼란까지 빚어질 정도로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력 모집을 대행하는 전문 인사서비스기업(PEO)의 수요가 커지면서다. 바렛비즈니스서비스는 인력난에 수혜를 본 대표적인 PEO로 꼽힌다.
몸값 뛴 채용대행사
바렛비즈니스는 중소기업의 인사 업무를 대행한다. 별도 인사 조직을 구성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대신해 채용부터 퇴직까지 인사 전반의 업무를 맡는다. 고객사 직원 교육과 급여 관리도 바렛의 역할이다. 중소기업의 ‘외주 인사팀’인 셈이다.최근 들어 바렛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많은 기업이 경영활동을 재개하면서 인력 모집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인 상당수가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 다양한 이유로 일터로 돌아오지 않자 채용대행사인 바렛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인력난이 지속되고 임금 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서 많은 기업이 압박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현상은 바렛에 득이 된다”고 했다. 헤지펀드 운용사 22NW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로 이전보다 더 많은 기업이 바렛과 계약했다”며 “현재의 거시경제적 환경에서 바렛의 기업 가치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렛의 올 2분기 매출은 2억3320만달러(약 2725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048만달러로 1년 전보다 약 68% 급증했다. 바렛이 채용한 고객사 직원이 증가한 영향이다. 바렛은 고객사 직원의 임금에서 일정 수수료를 떼어간다. 2분기 고객사의 평균 직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11만2363명으로 집계됐다. 주가 흐름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바렛은 지난 1년간 주가가 약 38.3% 올랐다.
경쟁사보다 저평가된 편
바렛은 내년이면 창립 50년을 맞는 장수 기업이다. 낸시 바렛이 세운 바렛비즈니스서비스와 빌 셰레츠의 배리템포러리서비스가 합병해 탄생했다. 두 회사 모두 일용직 근로자를 고객사에 연결해주는 기업이었다. 현재는 바렛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던 게리 크래머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미국PEO연합회(NAPE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PEO는 487개에 달했다. PEO 시장의 경쟁 강도가 세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바렛은 인력난이 극심한 건설·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인사 서비스를 대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뱅가드그룹 등이 바렛의 기관투자가이기도 하다. 이들은 바렛 주식의 약 81%를 보유하고 있다. CNN비즈니스는 “인사서비스 산업에선 통상적인 비율”이라고 했다.
바렛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에 속한다. 지난 22일 기준 바렛의 12개월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6.4배다. 주요 경쟁 업체인 트레이드웹(78.8배) 인스퍼리티(42.85배) 콘페리(18.11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바렛의 주당순이익(EPS)을 지난해(4.39달러)보다 오른 4.74달러로 예상했다.
중소기업의 PEO 이용률은 바렛의 수익성 전망과 직결된다. 현재 미국에서 PEO를 이용하는 중소기업은 15% 미만이다. 애론 잉글리시 22NW 포트폴리오매니저는 “회계, 감사, 컨설팅과 같은 다른 전문 서비스의 침투율은 30%가 넘는다”며 “바렛이 비슷한 선에 도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바렛이 최근 미국 50개 주에서 사업허가를 따낸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바렛은 미국 43개 주에서 7500개 고객사와 협력하고 있다. 금융정보회사 리피니티브는 바렛 주식의 매력도를 4.5점(5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목표 주가는 92.75달러로 제시했다. 22일 종가(81.5달러)보다 13.8% 높은 수준이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