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체 소셜미디어를 내놓는다는 소식에 뉴욕증시가 들썩였다. 이 소셜미디어와의 합병 소식이 알려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하루 최대 다섯 배까지 폭등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팩 ‘디지털월드애퀴지션그룹(DWAC)’의 주가는 한때 주당 52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날 종가인 9.96달러에 비해 400% 넘게 올랐다.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자 거래가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DWAC 주가는 전날보다 356.8% 뛴 45.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DWAC는 이날 하루에만 4억1100만 번 이상 ‘손바뀜’이 이뤄져 나스닥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된 주식이 됐다.
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스팩주가 이상 급등한 것은 트럼프의 발표 때문이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회사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과 이 회사가 운영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TMGT를 스팩 DWAC와 합병시켜 증시에 입성하겠다고 했다. DWAC는 합병 기업의 초기 가치를 8억7500만달러로 평가했다.
트위터 팔로어만 8900만 명에 달했던 트럼프가 전용 소셜미디어를 내놓으면 가입자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로 투자자들이 대거 DWAC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온라인 게시판 레딧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트럼프 효과’를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이 이 주식에 관해 쓴 글이 많이 올라왔다.
TMTG는 다음달 트루스 소셜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하고 내년 1분기까지 엔터테인먼트 뉴스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형 팟캐스트 ‘TMTG+’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