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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K우주시대 희망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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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제작한 한국형발사체(KSLV-Ⅱ) 누리호 발사가 ‘미완의 성공’으로 끝났다. 초도비행엔 성공했지만 탑재한 더미 위성(위성 모사체)을 예정된 궤도에 올려놓는 데는 실패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전용 발사대(제2발사대)에서 발사됐다. 오후 3시35분 연료(케로신) 주입을 마치고 55분 기립장치(이렉터) 철수에 들어갔다. 4시5분 영하 183도에 달하는 극저온 산화제(액체산소) 주입이 완료됐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PLO)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75t급 액체 엔진 4기로 구성된 1단에서 내뿜는 초고온(3500도) 화염을 뒤로하고 천지를 흔드는 굉음과 함께 발사대에서 솟구쳐올랐다.

제주도와 일본 나가사키현 후쿠에지마 방향으로 질주한 나로호는 1단과 75t급 액체 엔진 1기로 이뤄진 2단, 위성을 탑재한 3단을 분리하는 데엔 성공했다. 오후 5시16분께 고도 700㎞ 지점에서 위성을 방출했다. 그러나 위성 방출 후 3단에서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5t짜리 더미 위성이 정해진 궤도에 올라타지 못하고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3단이 정해진 속도(초속 7.5㎞)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누리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0년부터 약 2조원을 들여 개발한 발사체다. 1단을 통째로 러시아에서 들여온 나로호와 달리 1~3단을 전부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 스페이스솔루션, 비츠로넥스텍 등 국내 기업 300여 곳이 개발에 참여했다.

최종 임무엔 실패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평가다. 누리호는 내년 5월 실제 위성을 싣고 후속 발사에 나선다. 이후 2030년까지 다섯 차례 추가 발사를 통해 성능을 고도화한 뒤 달 탐사 등 차세대 우주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를 참관한 문재인 대통령은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며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이해성/임도원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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