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미래 교육 역점 사업 중 하나인 ‘K-에듀 통합플랫폼’ 예산이 3892억원에서 6009억원으로 5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의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명목이지만 “예산 규모에 비해 세부 계획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K-에듀 통합플랫폼 구축 사업계획’에 따르면 사업 총비용이 6009억원(국비 957억원, 지방비 50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 책정한 총사업비 3892억원(국비 1184억원, 지방비 2708억원)에 비해 2117억원(54%) 급증한 것이다. 이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받고 있다.
‘K-에듀 통합플랫폼’은 고교학점제, 그린스마트미래학교와 함께 교육부가 추진하는 미래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인프라 사업이다. 공공이 제공하는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뿐만 아니라 민간 학습관리시스템(LMS)까지 통합해 초·중·고 학교 현장에 원격수업, 학습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종의 에듀테크(교육+기술) 포털이다. 2024년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변경 예산안의 세부 내역을 보면 소프트웨어(SW) 개발·구입비 등 구축비용이 2129억원, 감리비 등 부대경비가 75억원,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료 등 운영·유지관리비가 3803억원이다. 이는 현재 구축에 들어간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예산(2800억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일각에선 “초대형 사업 규모에 비해 예산이 세부 계획 없이 주먹구구로 산정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경된 예산안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명목으로 1500억원이 책정됐는데 이는 원래 계획에 없던 예산이다.
강득구 의원실 관계자는 “정보화전략계획(ISP) 결과 보고서에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예산에 책정된 ‘클라우드 방식’을 확정하지 않았는데, 교육부가 자의적인 판단으로 예산을 변경했다”며 “이를 근거로 예타를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업의 예타를 하고 있는 조세재정연구원 등에서는 교육부에 자료를 요청했다. 사업 계획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ISP 후속 사업인 정보시스템종합계획(ISMP)도 “관련 전문가 등 현장 의견 반영 및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발주를 취소했다.
통합플랫폼이 잘 운영되기 위해서는 교육 데이터부터 개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에듀테크 기업 관계자는 “교육 데이터 개방을 위한 교육빅데이터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아직 진도가 더디다”며 “교육 데이터가 풀려야 통합플랫폼에도 더 좋은 교육 서비스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K-에듀 통합플랫폼 구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미래 교육을 책임질 핵심 사업 중 하나이고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이라면 기획 단계부터 실행까지 촘촘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영/전범진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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