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수칙을 위반한 것도 모자라 막말을 퍼부은 '역대급' 진상 손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 펜션 업주의 사연이 공개됐다.
제주도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역대급 진상 손님들을 영업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남자 4명이 펜션 4인실을 잡고 왔다. 야외에서 바비큐를 하길래 보니 남자 넷, 여자 넷 총 8명이 테이블에 앉아있더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방역수칙 때문에 확인해보니 백신 접종자 4명, 미접종자 4명으로 강제 해산이 불가능했다. 너무 소란스러워 밤 12시경 각자 방으로 들어가던지 조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직원은 퇴근했다"고 했다.
새벽 1시 50분경 A 씨는 다른 손님으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손님은 "옆방의 이상한 사람들이 복도부터 객실까지 너무 시끄럽게 하고 있다"며 조치를 부탁했다.
A 씨가 문제의 객실을 직접 찾아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해당 객실에서는 8명이 술파티 중이었다. 그는 "당일 기준 4인 룸에 8인이 입실하는 것은 방역수칙 위반이었다. 옆방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왔고, 코로나19 관련 신고도 할 수 있다고 여성분들을 나오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남자 손님들은 "아까 백신 확인했는데 뭐가 문제냐"며 고성을 지르며 적반하장식 대응을 한 것이다.
A 씨는 "술에 취한 남자분들에게 시간이 늦었으니 조용히 주무시던지, 원하면 환불해드리겠다고 했다. 남자들은 계속 뭐가 문제냐며 돈 냈으니 사유지라며 큰소리를 쳤다. 경찰을 부른다고 하니 욕설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A 씨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으나 남자 손님 4명 중 3명은 본격적으로 욕설 및 협박, 모욕 등을 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예약사이트 긴급센터로 전화해 환불 신청을 했고 경찰 도움으로 남자들을 보냈다. 대리기사가 안 잡혀서 경찰관이 운전까지 해줬다"고 말했다.
한 시간 가량 성인 남성 3명에게 둘러싸여 조롱과 욕설을 들은 A 씨는 심리적 타격을 받은 상황이다. 그는 "심각하게 우울해져서 잠을 못 잤지만 서비스업의 업보겠거니 생각했고, 사건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A 씨는 환불 신청건 때문에 무리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용건을 마치고 "어제 좀 심하셨는데 사과할 생각 없으시냐"고 물었더니 이 남성은 "내가 뭘 잘 못했냐. 사과할 일 없으니 앞으로 전화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A 씨가 "고소하겠다"고 말했으나 남성은 "마음대로 진행하라"고 응수했다.
A 씨는 이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술 먹어서 그러려니 하고 사과만 하면 없던 일로 해주려고 했는데 술이 문제가 아니라 인성이 문제였다. 4명 중 한 명은 계속 중재하고 말려서 그분만 고소 안 했다"고 했다.
이들의 옆방에 머물렀던 손님들은 공개 후기에 "참 예쁜 펜션이었다"고 올리고 비공개 후기에 "이상한 사람들 때문에 잠도 못 자고 힘들었는데 단호하게 처리해줘서 감사하다"고 썼다고.
A 씨는 "손님들이 사건사고 많은 펜션이라고 오해할까 봐 배려해 주신 것"이라며 "사람은 이래야 한다. 인생 그렇게 살면 안 된다. 소란을 피운 남성 3명에게 매운맛을 보게 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네티즌들은 "고소 잘했다. 벌금 나오면 후회할 듯",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란다", "사장님이 마음고생 많이 했을 것 같다. 보살이다", "술이 문제인 줄 알았는데 사람이 문제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