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9일 09:30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2위 보안업체인 ADT캡스가 추진 중인 최대 40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유치(상장 전 지분 투자)가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간 대결로 치러진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의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지난주 프리IPO 투자 유치를 위한 적격예비후보를 선정해 통보했다. 적격예비후보 리스트엔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 유럽계 최대 PEF인 EQT파트너스, 싱가포르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 메리츠증권 등이 포함됐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이들을 포함해 6~7곳의 투자자가 참여했다.
거래 대상은 ADT캡스의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보유한 37.4%(맥쿼리 35.1%, 케이스톤파트너스 6.75%, 대신PE 3.15%) 지분 중 일부와 신주를 포함해 약 10% 지분 안팎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3000억~4000억원이다. 실무 작업은 크레디트스위스와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경영권 인수가 아닌 거래임에도 국내외 대형 PEF, 글로벌 연기금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EQT파트너스는 유럽계 최대 PEF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활동 이력이 없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운용사다. 이번 인수전 참여는 최근 8억달러 규모의 아시아 펀드를 조성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첫 투자 검토처로 ADT캡스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GIC는 2018년 ADT캡스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CVC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전에 참여했다. MBK 역시 ADT캡스 경영권 인수를 적극 검토한 바 있다.
ADT캡스의 이번 투자 유치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FI 지분을 줄이기 위한 차원이다. SKT는 ADT캡스의 적정가업 가치로 약 4조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2018년 ADT캡스를 약 3조원에 인수한 뒤 지난해 정보 보안 계열사인 SK인포섹과 흡수합병 한 뒤 덩치를 키웠다. 최근 클라우드 보안 사업 등 신규 사업에도 진출해 기업가치 극대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실적도 어느정도 반영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7203억원, 영업이익은 5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6144억원, 영업이익 549억원 대비 각각 17.2%, 2.7% 성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보안 관련 산업은 2차전지 등 요즘 떠오르고 있는 유망 산업에 비해 성장성이 덜한 데다 기업가치가 너무 높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가치 4조원은 업계 1위인 에스원의 3조2375억원(18일 종가 기준)보다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ADT캡스가 내년 상장을 위해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실적 추이를 보면 4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하방을 막아주는 보호장치도 없어 투자 구조 측면에서도 매력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