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미술장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역대 최고 매출과 최다 방문객 기록을 세웠다.
한국화랑협회는 13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IAF 서울 2021’의 판매액을 약 650억원으로 추산했다. 종전 기록인 2019년의 310억원보다 두 배 넘게 많았다. 방문객은 2019년보다 7% 이상 늘어난 약 8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KIAF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올해는 VVIP 관람일인 첫날에만 3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행사장이 북적였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와 RM을 비롯해 전지현, 이병헌·이민정 부부, 소지섭, 노홍철, 황신혜, 소유진, 성유리, 한지혜 씨 등 연예인도 대거 현장을 찾았다.
세계 10개국 170개 화랑이 설치한 부스에는 작품이 팔렸음을 알리는 빨간딱지가 줄줄이 붙었다. 갤러리들은 판매된 작품을 새로운 작품으로 교체하기 바빴다. 화랑협회는 내년부터 세계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영국 프리즈와 함께 코엑스 전관에서 KIAF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어서 올해 행사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8일부터 열흘 동안 온라인 뷰잉룸 접속자는 8만3000여 명, 페이지 클릭 수는 68만 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한 달 동안 3만7000여 명이 공식 웹사이트에 접속했고, 클릭 수는 74만 건이었다.
국내 미술시장은 최근 활황세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미술품이 ‘보상 소비’의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이어 미술시장으로 흘러들고 있고, 특히 젊은 층이 새로운 구매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화랑협회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미술 애호가들의 갈망이 컸고, 작품으로 힐링하려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며 “MZ세대 컬렉터들의 미술품 투자, 해외 갤러리 대표들의 방문을 통해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