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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투자 확대하는 국내 VC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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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 19일 09: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잇달아 동남아시아 시장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보유한 데다 이 지역 1세대 스타트업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VC업계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말레이시아 현지 VC인 RHL벤처스와 공동으로 운용(Co-GP)하는 벤처펀드인 '히비스커스 펀드'의 규모를 확대해 클로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펀드는 당초 약 5000만달러(590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나 업계 관심이 높아지자 8000만달러(940억원) 이상으로 모집액을 늘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히비스커스 펀드는 결성액의 절반을 말레이시아 스타트업에, 나머지 절반은 다른 동남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KB인베스트먼트는 이 펀드를 통해 말레이시아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날루리(Naluri)'의 500만달러 시리즈A 라운드에 참여한 바 있다. 앞서 2019년 말에는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 통신사 텔콤그룹 산하 VC인 MDI벤처스와 손을 잡고 동남아 핀테크·e커머스(전자 상거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센타우리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 펀드 역시 당초 400억원 규모로 조성됐지만 증액을 거쳐 1000억원 이상으로 결성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도 동남아 시장의 문을 본격적으로 두드리고 있다. 지난 7월 인도네시아판 마켓컬리인 '해피프레시'가 모집한 6500만달러(약 770억원) 라운드에 네이버·미래에셋캐피탈·스틱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투자를 집행했다.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동남아 스타트업에 베팅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에 해외 투자를 집중해왔지만 동남아로 영토를 더 넓히게 됐다.

운용자산(AUM) 기준 국내 최대 VC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2019년 싱가포르 투자사 골든이퀘이터캐피털(GEC)과 공동으로 벤처펀드를 만든 데 이어 지난해엔 싱가포르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싱가포르 핀테크 'C88', 인도네시아 원격의료 플랫폼 '할로닥' 등이 한투파의 낙점을 받았다.

TS인베스트먼트는 올해 한국벤처투자의 '해외 VC 글로벌 펀드 출자사업'에 베트남 VSV캐피털과 손을 잡고 도전장을 던졌다. 또 중견 VC인 인터베스트는 2018년부터 인도네시아 케조라벤처스와 공동으로 1억달러(약 1180억원) 규모 동남아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초기 투자 및 멘토링 제공업체) 퓨처플레이는 인도네시아 반둥공대와 제휴를 맺고 현지 초기 창업팀 발굴에 나섰다.

VC들이 동남아 투자에 나선 건 이 지역 스타트업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우버' 그랩은 스팩합병을 통해 연내 나스닥시장 상장이 임박했다. 기업가치는 40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또 인도네시아 e커머스 기업 토코피디아와 차량공유 업체 고젝이 합병해 탄생한 고투그룹, 베트남 인터넷 기업 VNG 등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올랐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동남아 지역 유니콘은 20곳이다.

동남아 지역의 인적 자원도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장및빛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2억7000만 명) 필리핀(1억1000만 명) 베트남(9000만 명) 등 이 지역 인구를 합치면 6억명이 넘는다. 또 인구의 절반가량이 30세 이하 젊은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 지역은 인구 4위 대국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보기술(IT) 인프라도 성장세이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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