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장동 비리 의혹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전문가들은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고 부동층이 많은 점을 고려할 때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방이 거칠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패밀리의 상습적인 국민 약탈을 막겠다”며 “대장동 게이트에 이어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각종 특혜 의혹을 보면 이들은 지역을 옮겨가며 같은 수법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거론한 ‘상습적 국민 약탈’은 경기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및 옛 백현유원지 부지 개발 사업을 말한다. 윤 전 총장은 “이 후보는 2015년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부지를 자연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나 용도를 상향해줬다”며 “시행업체에 이 후보 측근 김인섭 씨가 들어가자마자 한 달 만에 용도변경이 검토됐고 수개월 뒤 변경이 이뤄진 결과 시행업체는 3142억원의 분양이익을 챙겼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백현유원지 개발에도 성남시 산하기관 임원 출신인 이 후보의 측근이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도 맞대응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발업자들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공개발 중이던 대장동을 민간개발하겠다며 땅을 사모을 때, 부산저축은행이 1100억원을 부실대출해줬다”며 “부산저축은행 부실대출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윤 전 총장이 왜 이 사건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는지 해명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엔 “대장동 건으로 구속될 사람은 이재명이 아니라 윤석열”이라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네거티브는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인 상황에서는 굉장히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여야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고 부동층이 전체 유권자의 절반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상대 후보 깎아내리기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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