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체크카드를 지난 2분기보다 많이 사용한 소비자에게 정부가 월 최대 10만원을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카드 캐시백) 사업이 이달부터 시행 중인 가운데 실적 인정 기준 등을 둘러싸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무턱대고 돈만 쓰는 것이 아니라 어느 업종에서 어떤 수단으로 소비해야 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쿠팡이나 G마켓, 11번가, 위메프, 티몬, 인터파크 등을 캐시백 실적 적립 불가 업종으로 분류했다. 실제 해당 온라인 몰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실적으로 쌓이지 않는다. ‘A 대형 온라인 몰’에서 카드를 긁었다는 점이 명확히 표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을 이용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면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맹점 분류 체계상 빅테크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결제하면 ‘A 쇼핑몰에서 결제’가 아니라 ‘네이버페이에서 결제’라고 뜨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카드사들이 소비자가 네이버페이를 이용해 대형 온라인몰에서 결제했는지 아니면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했는지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분이 실적에 포함되는 이유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기준점이 되는 2분기 월평균 사용액을 산정할 때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 빅테크를 통한 결제액을 포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캐시백 실적에 불만이 있으면 전담 카드사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소비자가 보유하고 있는 카드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도 실적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각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포인트만 해당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가령 엘포인트(롯데멤버스)나 OK캐쉬백(SK플래닛) 등 이용분은 실적에 반영되지 않는다. 이들 포인트는 카드사 자체 포인트가 아니라 제휴사 포인트로 분류된다. 다만 신용카드로 전체 금액을 먼저 결제한 뒤 엘포인트로 결제대금 차감 신청을 하면 캐시백 실적도 인정받고 포인트 소비도 할 수 있다.
캐시백 혜택을 더 받기 위한 ‘짠테크족’의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몰아주기’ 방식이 대표적이다. 생활비 외식비 등을 부부 중 한 사람의 카드로 집중 결제하거나 친구들과 식사할 때 캐시백을 신청한 사람이 한꺼번에 카드 결제를 한 뒤 비용을 정산받는 식으로 소비를 늘리는 것이다. 학원비 등 고정지출 비용을 선결제하는 방법도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