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스가 히트곡 '브라운 슈가(Brown Sugar)'를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기로 했다. 흑인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논란이 제기된 탓이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롤링스톤스의 메인 보컬인 믹 재거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브라운 슈가'를 콘서트 곡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믹 재거는 "우리는 1970년부터 매일 밤 이 노래를 연주해 왔다"며 "이런 이유로 당신은 '우리가 일단 이 노래를 빼고 상황을 지켜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이번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언젠가 이 노래를 (콘서트에) 다시 넣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즈는 "왜 (비평가들은) 이 노래가 노예제 참상에 관한 것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가"라면서 "추후 다른 버전으로 '브라운 슈가'를 연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브라운 슈가'는 1971년도에 발표된 곡으로, 비평가들은 가사의 폭력성 및 흑인 여성에 대한 묘사 등을 지적하며 오랜시간 이 노래를 비판해왔다.
이 곡의 초반부에는 한 흑인 여성이 노예로 팔려간 뒤 자정 무렵 채찍질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후렴구에서는 흑인 노예 여성을 지칭하는 '브라운 슈가'라는 문구와 함께 "어떻게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니?"라고 묻는 가사가 나온다.
앞서 재거는 1995년 롤링스톤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면 절대 이 노래를 쓰지 않았을 거다. 나 자신을 검열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롤링스톤스는 지난 8월 드러머 찰리 와츠가 사망한 이후 첫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