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쓰고 TV 토론에 출연해 곤욕을 치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나눈 대화를 15일 공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고(故) 이완구 전 국무총리 빈소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난 사실을 전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뭐 아이고 王(왕)자 때문에 제가 손바닥에 민(民)자라도 써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면서 내게 농담을 했다"라고 말했다. '民'은 국민을 의미한다.
이 대표는 "총장님 아직 센스가 없으시다"며 "나 같으면 손바닥에다가 '洪(홍)' 한 글자 쓰겠다"라고 답했다고 했다. 대권 경쟁자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성 씨인 '洪'을 쓰라는 농담으로 응수한 것이다.
이 대표는 "사실 이런 논란은 다들 가볍게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그걸 대처하는 쪽도 집요하게 물어보는 쪽도 그다지 잘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경선 토론을 두고 "못 볼 걸 본 것 같다"며 "이분들(후보들) 모아놨더니만 맨날 핵이랑 주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쟁은 커지는데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며 "너무 그런 쪽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핵하고 주술은 그만하고 싶은 게 예전에 2017년 대선 때도 계속 전쟁 이야기랑 핵 이야기하다가 (자유한국당이) '전쟁광' 소리를 듣곤 했다"고도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