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15일 14:0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의 포장재 전문 기업 동원시스템즈가 잇따른 인수합병(M&A)의 결실을 내고 있다. 각종 신규 사업 진출로 매출 성장이 점쳐지고 있는데다 매출 확대에 따라 고정비가 줄면서 영업수익성까지 높아지고 있다.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의 2012~2014년 연결 기준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3.5% 안팎에 그쳤다. 하지만 2014년 테크팩솔루션 인수 이후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수익성이 크게 뛰었다. 2018~2020년 평균 매출 대비 EBIT은 8%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한 기업들이 원재료 공동구매를 통해 구매 교섭력을 강화하고 영업망을 통합해 운용 효율성을 높이면서 전반적으로 원가경쟁력이 향상된 덕분이다. 지난해 9.1%였던 매출 대비 EBIT이 올 상반기엔 6.8%로 낮아졌지만 알루미늄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다. 최근 국제유가 추이와 원자재 가격을 봤을 때 당분간 원가 부담이 높게 나타날 수 있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우수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동원시스템즈는 유리병과 알루미늄캔 등 포장재와 산업용·위생용 필름, 2차전지와 공조기 등 알루미늄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2010년대 이후 적극적으로 M&A를 단행하고 있다. 국내 1위 테크팩솔루션을 비롯해 한진피앤씨, 대한은박지, 참치캔 제조사 탈로파시스템즈, 베트남 포장재 기업 TTP와 MVP 등이 대표적이다.
다수의 M&A에 자체적인 연구개발까지 더해져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했다. 동원F&B와 스타키스트 등 동원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요처를 확보한데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빠른 매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식품 수요가 늘면서 포장재 매출까지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서다.
신규 사업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주요 전방산업인 국내 음식료 산업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원시스템즈는 기능성·비식품군 포장재 비중을 늘리고 있다. 또 아셉틱(무균충전공법)과 2차전지 부품소재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올 상반기 포장 사업 부문 매출은 59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58억원)에 비해 15% 이상 늘었다.
연이은 M&A로 확대된 재무부담도 빠르게 줄이고 있다. 동원시스템즈의 순차입금은 인수 재원 확보 등으로 2013년 말 982억원에서 2014년 말 4723억원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후 안정적으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해 차입금을 갚으면서 2018년부터 3000억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올 들어 아셉틱 생산라인 증설과 엠케이씨 등 신규 종속기업 지분 인수로 순차입금이 늘긴 했지만 올 6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1.9% 수준이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향후 신규 사업 관련해 투자 소요가 이어질 수 있지만 현금흐름창출능력이 탄탄해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