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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 최초…도쿄증권거래소 내부 전격 공개 [정영효의 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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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나우의 정영효 특파원입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관심있어 하실 만한 투자정보를 하나씩 하나씩 분석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도쿄나우 첫 번째 시간인 만큼 개별 주식을 소개하기에 앞서 일본증시를 간단히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일본증시는 매력이 없다고 합니다. 확실히 그렇긴 합니다. 뉴욕증시 등 세계 주요국 증시들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데 반해 일본 대표지수인 닛케이225지수는 1989년 12월29일 기록한 38,915.87을 32년째 깨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품경제의 마지막 시기였던 1989년은 닛케이225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만엔선을 유지한 유일한 해이기도 합니다.

일본의 어제와 오늘
주가는 기업 실적을 선반영한 것이고 기업실적은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문제인데요, '잃어버린 30년'을 겪는 일본 경제가 3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위상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1990년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3조1000억달러로 미국의 절반이었습니다.현재는 5조달러대 22조달러로 4배 이상 벌어졌습니다.

1990년 도쿄증시의 시가총액은 2조9000억달러로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2%에 달했습니다. 미국은 3조1000억달러로 33%였습니다. 도쿄증시가 미국증시를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라고들 했었죠.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도쿄증시의 시총은 7조4000억달러로 전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미국증시의 시총은 45조5000억달러로 세계시장에서 비중이 42%까지 커졌습니다. 지난 7월에는 미국의 정보기술(IT) 대기업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4종목의 시가총액이 도쿄증시 전체를 넘어섰습니다.

1990년 글로벌 시가총액 1000대 기업 가운데 일본기업은 341개사로 274개의 미국보다 많았습니다. 지금 글로벌 시총 1000대 기업 가운데 일본기업은 77개로 줄었습니다. 그사이 미국은 417개로 늘었습니다. 서학개미들께서 미국증시에 몰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일본증시의 어제와 오늘을 잠시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오늘에 리스크를 짊어지고 내일의 수익을 기대하는 거잖아요. 일본경제와 증시를 얘기할 때 단골소재인 과거와의 비교는 잠시 미뤄두겠습니다. 이건 일본 주식시장이 어떤 곳인가를 다루는 편에서 따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일본증시는 왜 매력이 없는가
그럼 현재의 일본증시를 같이 보시죠. 역시 매력이 떨어집니다. 현재 일본 상장사 가운데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가 안되는 기업이 절반에 달합니다. 미국 13%, 독일 29%보다 훨씬 높습니다.

PBR은 시가총액을 자본금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의 합인 순자산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PBR이 1배가 안된다는 건 기업이 발행한 주식의 가치를 모두 합한 시가총액이 회사가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적다는 의미입니다. 다시말해 이건 회사를 계속 운영하느니 차라리 문을 닫고 자산을 챙기는게 낫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기업이 일본 상장사의 절반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외면할수 밖에요. 거꾸로 PBR이 1배가 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은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다는 겁니다. '현재의 경영진이 이 회사의 가치를 순자산 이상으로 늘려줄거야'라는 기대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도쿄증시 시총 상위권 기업을 살펴봐도 미국의 GAFA와 같이 성장의 기운이 꿈틀거려서 '대박 예감'을 주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은 경제규모에 비해 상장사가 너무 많습니다. 9월14일 기준 도쿄증시에는 3784개의 기업이 상장해 있습니다. 경제규모가 4배 이상인 미국과 상장사수가 비슷합니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상장기업이 7000개에서 4000개로 줄어든 반면 일본은 반대로 400개가 늘었습니다.

상장사가 많으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좋지 않느냐 하실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 않습니다. 미국의 상장사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건 그만큼 기업 생태계의 신진대사가 활발했다는 겁니다. 즉 이익을 제대로 못내는 회사는 주식시장에서 퇴출이 되고, 잘 나가는 기업들은 처지는 기업을 M&A해서 똘똘한 회사들만 살아남았다는 거죠.

일본은 반대라는 의미입니다. 일본에 상장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대표적인 예로 자주 소개되는게 은행주입니다.

한국의 은행주는 몇 개인지 아십니까. 빅4은행에 제주은행 같은 지방은행을 합쳐 총 9개였다가요, 최근 카카오뱅크가 증시에 입성하면서 10개가 됐습니다. 이마저도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는 경제규모에 비해 은행수가 많다라는 지적을 많이 받습니다.

일본 은행주는 몇 개 일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일본의 경제규모는 대략 우리나라의 3배니까 30개 정도일까요?

일본에는 지방은행만 103개가 있는데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은행이 81개입니다. 3대 메가뱅크를 빼더라도 지방은행의 80%가 상장사란 얘기죠. 이렇게 많은 은행주 가운데 PBR이 1배를 넘는 종목은 1곳 뿐입니다.

이 뿐 만이 아닙니다. 볼링장, 어지간한 규모의 슈퍼마켓도 죄다 상장사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일본 기업은 대부분 상장사라고 보셔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일본 골드만삭스증권 부회장을 지내고 일본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로 이름을 날린 캐시 마쓰이(사진)라는 분이 있습니다. 작년말 퇴사하고 스타트업을 창업했지다만 캐시 마쓰이도 현역 시절 이런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투자시장의 주류가 변하고 있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찍어서 투자하는 액티브 투자에서 ETF와 같이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패시브투자로 변했다. 다시 말해 개별 종목이 아니라 전체 종목을 반영한 지수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그런데 일본은 상장사수가 너무 많다 보니 매력적이지 않은 종목이 많이 포함돼 있다. 그러니까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일본 ETF에 투자하려면 별도 사고 싶지 않은 종목까지 사야한다"

그러니까 미국의 상장사 숫자가 절반이 되는동안 일본은 오히려 늘어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겁니다.
왜 일본증시에 투자하나
이쯤에서 이렇게 물으실 겁니다. "그렇게 후진 시장을 왜 투자하라고 하느냐"라구요. 저는 거꾸로 여쭙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해외증시를 투자하시면서 단일 시장 기준으로 세계 2위인 일본증시에 어떻게 투자를 안하실수가 있냐고 말입니다.

정부의 입김 한번에 주가가 반토막 나는 것도 모자라 기업의 존속이 왔다갔다하는 중국 증시에도, 그보다 리스크가 몇배는 큰 베트남 증시에도, 일본보다 규모가 작은 영국과 독일 증시에도 투자를 하시면서 어떻게 일본 증시를 패스하실수 있느냐는 겁니다.

지금까지 설명을 드린대로 대박에 대한 매력은 분명 떨어지지만 반대로 현재 일본증시 시총 상위권 기업은 ‘잃어버린 30년’이라고 불리는 30년 장기불황을 견뎌낸 내공있는 기업입니다. 여러분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안정성을 줄 수 있는 곳으로 일본시장 만한 곳이 없는 셈입니다.

첫시간에 이렇게 장황하게 일본시장은 매력이 떨어집니다라고 설명을 드린건 일본에 투자하지 마시라는 말씀이 아니라 투자를 하시되 옥석가리기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옥석, 도쿄나우가 앞으로 가려드리겠습니다.



게다가 일본증시라고 안정성 높은 종목만 있는 게 아닙니다. 대박도 노릴수 있습니다. 우량상장사만 모인 도쿄증시 1부 상장사만 놓고 보더라도 콘텍트렌즈 제조사 신시아는 올해 주가가 1865% 올랐습니다. 주가가 19배 뛴거죠.

홈센터 마크랜드사카모토와 기계 제조사 NC홀딩스, 백화점 프랜차이즈 이쓰쓰야도 주가가 5배 가량 올랐습니다. 건설사인 다카마쓰컨스트럭션그룹도 4배(371%) 가량 주가가 올랐습니다.

일본증시에도 신흥종목이 끊임없이 유입되고 오를 종목은 오른다는 거죠. 도쿄나우가 뽑은 일본증시의 첫 번째 옥석은 무라타제작소입니다. 무라타제작소가 옥인지 돌인지는 다음시간에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쿄나우의 정영효 특파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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