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여러 제조사들이 '운전대 없는 자동차'를 준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마음대로 접고 펼칠 수 있는 '폴더블 운전대'가 개발됐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운전대를 필요에 따라 접어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는 '폴더블 조향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아직 양산 사례가 없는 신기술로, 현대모비스는 2년여만에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현재 국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앞서 아우디는 'IAA 모빌리티 2021'에서 운전대를 필요에 따라 접고 펴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그랜드스피어를 선보였고, 테슬라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운전대를 없앤 자율주행차 '모델2'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의 폴더블 조향 시스템은 앞뒤로 최대 25cm까지 이동 가능한 게 특징. 자율주행 모드에서 운전대를 접으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운전석을 180도 회전해 뒷좌석 승객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회의실 같은 환경도 구현 가능하다. 모터쇼 등에서 미래 콘셉트카에서만 볼 수 있었던 혁신적 운전석이 성큼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기존에 개발한 전자식 조향장치(SBW)도 이 시스템에 연계했다. 전자식 조향장치는 운전대에서 발생한 조향력을 전자신호로 바퀴로 전달해 제어하는 첨단 시스템이다. 주차장이나 고속도로 등 주행상황에 따라 핸들 반응성을 자동으로 높이거나 줄여 안정감을 주고, 서킷이나 구불구불한 길에서는 운전자의 드라이브 감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향감을 제공할 수 있다. 기계적 연결 장치를 제거해 노면 요철이나 방지턱을 지날 때 핸들로 전달되는 진동도 걸러준다.
현대모비스는 "어떠한 운전 상황에서도 최적의 반응성과 조향 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실험을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품질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중 안전 시스템을 적용해 일부 장치에 이상이 생겨도 정상적 조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모비스는 폴더블 조향 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기술을 통해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와 같은 미래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장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최장돈 현대모비스 전무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미래차에 적용될 부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도 핵심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형 혁신기술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